인감증명서 도입 110년만에 디지털로 대체 추진…주민센터 찾아갈 필요 없어진다

민원·공공 서비스 신청 시 구비서류 ‘제로화’도 추진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국민과 함께 하는 민생토론회’를 열고 ‘상생의 디지털, 국민 권익 보호’를 주제로 디지털 혁신 방안을 토론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주민센터를 방문해야 발급받을 수 있는 인감증명서를 간편인증 등 디지털 방식으로 대체하고, 민원을 내는 등 공공 서비스 신청 시 필요한 구비서류를 없애는 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작년 11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한 민원인이 주민등록 등본을 발급한 뒤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안에 따라 2026년까지 3년 간 1498종의 민원·공공서비스를 관공서 구비서류 없이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우선, 올 4월부터는 국민이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 100종의 구비서류 제로화가 실시된다.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연만 30만건 신청)이나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의 예방접종비 지원(연간 10만건 신청) 등이다.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에는 주민등록등본과 초본, 건강보험료납부확인서 등이 필요하고, 예방접종비 지원에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증명서와 장애인증명서 등이 필요하다.

이어 올 연말까지는 고용장려금 등 서비스 321종의 구비서류가 필요 없어 진다.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이 신청하는 고용장려금(연 200만건 신청)이나 지자체, 공항 등의 공영 주차장 주차료 할인(연간 100만건)에서 필요한 발급 서류 등이다.

국민이 매년 발급하는 민원증명서류는 7억건 이상으로 구비서류 제로화를 실시하면 연간 약 1조2000억원의 사회적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전망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제2테크노밸리기업지원허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일곱번째, 상생의 디지털, 국민권익 보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2025년까지 인감증명서가 필요한 사무 2608건 중 2145건(82%)을 디지털로 대체한다. 1914년 도입한 인감증명서 제도가 110년 만에 바뀌는 것이다. 부동산 등기를 할 때 현재는 주민센터에서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아 등기소에 제출했는데 내년부터는 내부 행정시스템을 통해 법원 직원이 전산으로 확인해 처리하는 것이다.

자동차를 팔 때는 인감증명서를 간편인증으로 대체하고, 부동산, 자동차 등 재산권과 관련이 없는 사무는 오는 9월부터 정부24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인감증명서를 발급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훌륭한 디지털 정부를 구축했지만 국민들이 편의성을 체감하기엔 부족한 점이 매우 많다”면서 “국민들이 이리저리 뛰며 각종 증빙서류를 준비할 필요 없이 간편하게 필요한 업무를 신청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