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발병 과정, 분자 단위로 실시간 관찰

문세영 기자 2024. 1. 3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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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를 일으키는 단백질 분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전자현미경 기술이 개발됐다.

단백질의 거동을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단분자 그래핀 액상 셀 전자현미경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은 개발한 전자현미경 기술로 아밀로이드 베타 섬유의 초기 성장 과정에서 발현되는 분자 불안정성을 세계 최초로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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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알츠하이머병를 일으키는 단백질 분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전자현미경 기술이 개발됐다. 퇴행성 질환 신약 개발에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육종민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성균관대 약대 연구팀과 함께 그래핀을 이용해 알츠하이머를 유발한다고 알려진 아밀로이드 섬유 단백질의 실시간 거동을 관찰할 수 있는 단분자 관찰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단분자 관찰 기술은 단일 분자 수준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기법이다. 생체 과정에서 수반되는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 접힘, 조립 과정 등을 이해하는 핵심적인 기술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현미경 기술로 관찰한 초기 아밀로이드 섬유 내에서 발생하는 불안정성 실시간 이미지. KAIST 제공.

단분자를 관찰하려면 특정 분자를 식별하기 위한 형광 현미경을 이용하거나 단백질을 급속 냉동시켜 움직임을 고정한 뒤 분자 구조를 해석하는 초저온 전자현미경을 활용해야 한다. 자연 그대로의 단백질을 특별한 전처리 없이 분자 단위에서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은 지금까지 없었다.  

최근 대안으로 물질을 얼리지 않고 상온 상태에서 관찰하는 액상 전자현미경 기술이 주목 받고 있다. 얇은 투과막을 이용해 액체를 감싸 전자현미경으로 물질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하지만 두꺼운 투과막에 의한 분해능 저하와 전자빔에 의한 단백질 변성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연구팀은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그래핀을 이용해 막에 의한 분해능 저하와 전자빔에 의한 단백질 변성 문제를 해결했다. 단백질의 거동을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단분자 그래핀 액상 셀 전자현미경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그래핀 투과막은 원자 단위의 두께를 가지고 있어 분자 수준 관찰을 가능하게 하고 전자빔에 의한 단백질 산화를 막는 산화 방지 역할을 했다. 기존 대비 40배 가량 단백질 변성을 억제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전자현미경 기술로 아밀로이드 베타 섬유의 초기 성장 과정에서 발현되는 분자 불안정성을 세계 최초로 관찰했다. 

단백질의 다양한 움직임을 분자 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바이러스성 단백질의 감염 과정, 퇴행성 질환을 일으키는 아밀로이드성 단백질의 섬유화·응집 거동 등과 같이 단백질 상호작용에 의한 생명 현상을 이해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육 교수는 "현미경 기술의 발전은 생명과학 및 공학 기술 발전의 토대가 된다“며 ”분자 단위의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면 단백질들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으며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질환 신약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ˮ 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에 지난해 11월 온라인 발표됐다. 

육종민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왼쪽)와 박정재 박사(제1저자). KAIST 제공.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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