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억원 배상받는 성폭행 피해자 “트럼프가 싫어하는 일에 돈 쓸 것”

김가연 기자 2024. 1. 3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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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한 명예훼손 민사 재판에서 1000억원대 배상금 평결을 받아낸 피해자 E. 진 캐럴(80)이 “트럼프가 싫어하는 일에 돈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캐럴은 29일(현지시각) 미 ABC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도널드 트럼프가 싫어하는 것에 돈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특정한 데 돈을 쓰는 것으로 그 사람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며 “그게 바로 내 의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에게 성폭력을 당한 여성들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데 돈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매체는 “수십 명의 여성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성폭행, 성희롱 등의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는 잘못을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캐럴은 법정에서 트럼프를 마주하는 것이 두려웠지만, 막상 그를 보는 순간 두려움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옷을 입지 않은 황제처럼, 마치 아무것도 아닌 존재 같았다”고 했다.

이어 평결이 나온 뒤 일부 배심원들이 법정에서 나가며 자신에게 미소를 지었다면서 “그들과 처음으로 눈을 마주쳤는데 눈물이 났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한 명예훼손 민사 재판에서 1000억원대 배상금 평결을 받아낸 피해자 E. 진 캐럴(80). /AFP연합뉴스

패션 칼럼니스트인 캐럴은 1996년 뉴욕 맨해튼의 고급 백화점 버그도프 굿맨에서 우연히 마주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성폭행 당했다며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배심원단은 캐럴의 손을 들어주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500만 달러(약 65억원) 배상을 명령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패소 이후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캐럴의 성폭행 피해 주장은 모두 거짓” 등 비난을 이어가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 소송을 당했다.

지난 26일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원고 캐럴의 성폭행 피해 주장을 거짓으로 몬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원고에게 실질적 피해를 줬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배상금 8330만 달러(약 1108억원)를 지급해야 한다는 평결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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