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이태원법 거부권 행사? 돈으로 때우겠다는 인식 유감"

"희생자와 유가족 정치적 유불리로 판단"
"거부권, 인간성·도덕성 없음 공표하는 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돈으로 때우겠다는 천박한 인식은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을 편가르기 하고 희생자와 유가족을 오직 정치적 유불리로만 판단하는 것은 참 비정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자신의 아내의 범죄 의혹을 덮는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대규모 인명 참사가 발생한 그 사건의 진실마저 가로막는다면 최소한의 인간성과 도덕성도 없음을 만천하에 공표하는 일이 될 것"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 원내대표는 "정부는 특조위 구성 등이 독서 조항이라고 주장하는데,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정부 여당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한 국회의장의 중재안이었다"며 "민주당은 해당 법에서 특검도 제외했고 법안 시행 시기도 총선 이후로 했으며, 특조위 활동기간도 단축하는 등 여러 차례 양보에 양보를 거듭했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정당성 없는 거부권 행사는 대한민국을 참사에도 책임지는 사람 없고 사과하는 사람도 없고, 진실 규명 노력도 없는 나라로 추락시키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참사 희생자에 26명의 외국인이 있다는 점을 언급한 홍 원내대표는 "세계가 대한민국의 참사를 어떻게 대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진실과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대통령이 해외에 나가서 아무리 우리나라를 홍보한들 이래서야 국격이 올라가겠나"라고 따져물었다.

특히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의 태도가 더 한심한 것은 거부권 행사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유가족에 대한 지원 방안을 제시한다고 하는데, 이거야 말로 유가족과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일부 보수 유튜버들과 정치평론가들이 자식들의 죽음으로 돈을 벌려고 한다는 패륜적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의 이러한 태도와 자세가 사실상 그 원인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홍 원내대표는 "유가족들이 한파의 기류에서 오체투지와 1만5900배를 하면서 호소한 것은 오직 진실과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다. 그런 피맺힌 호소를 외면하고 돈으로 때우겠다는 천박한 인식은 매우 유감"이라고 날을 세웠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제출한 법에는 그런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실제 책임과 진상 규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의 어떠한 배상과 보상도 이루어질 수가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김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