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잘 안 변하는데” …'홍탁이네’ 6년 만에 급습한 백종원의 평가

이가영 기자 2024. 1. 3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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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골목식당'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포방터시장 '홍탁이네' 가게를 급습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유튜브 '백종원'

“사람은 원래 잘 안 변하는데, 믿어주면 변할 수 있다는 좋은 선례를 남겨준 고마운 사람이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6년 전 SBS 프로그램 ‘골목식당’을 통해 인연을 맺은 ‘홍탁이네’를 급습한 후 이 같은 말을 남겼다.

29일 유튜브 ‘백종원’에는 백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서대문구 포방터시장의 ‘홍탁집’을 갑자기 찾아간 내용의 영상이 올라왔다. 지금은 닭볶음탕과 닭곰탕을 파는 가게지만, ‘골목식당’ 방영 당시 홍탁삼합을 파는 가게였기에 ‘홍탁이네’로 더 많이 불린다.

백 대표는 주방부터 둘러본 후 “여전히 똑같네”라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음식을 기다리며 가게 한 편에 붙은 각서를 발견하고 6년 전 추억을 이야기했다.

백 대표는 “상훈씨(홍탁이네 사장)가 나쁘다기보다는, 장사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게으르게 보였다”며 “거짓말을 자꾸 해서 나한테 뒤지게 혼났다”고 했다.

6년 전 '골목식당'에서 불성실한 모습으로 백종원 대표에게 혼나고 있는 권상훈 사장. /유튜브 '백종원'

2018년 11월 ‘골목식당’ 방영 당시 권 사장은 어머니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고, 자신은 수시로 가게를 비우는 등 불성실한 모습을 보였다. 백 대표가 새로운 메뉴로 닭곰탕을 추천하며 닭 손질, 양념장 만들기 연습을 시켰지만 “노력하겠다”는 말 뿐,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심지어 음식 재료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등 허둥지둥하는 모습으로 백 대표의 분노를 일으켰다.

그러나 백 대표는 권 사장을 포기하지 않았고, 5주간의 솔루션이 끝났을 때 권 사장은 확실히 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은 ‘1년 안에 나태해지면 5배를 변상한다’는 각서를 썼다. 권 사장은 그 후 1년 동안 매일 같이 새벽에 일어났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백 대표에게 보냈었다.

'홍탁이네' 권상훈 사장이 백종원 대표의 솔루션을 따르며 주문을 거절하자, 백 대표가 "나를 질책하는 거냐"며 농담을 하고 있다. /유튜브 '백종원'

그리고 다시 5년이 흐른 지금, 권 사장은 능숙하게 닭볶음탕을 조리했다. 심지어 자신의 솔루션을 기억하지 못한 백 대표를 무안하게 만들기도 했다.

백 대표는 “앞 테이블 보니까 먹고 싶다”며 라면 사리를 달라고 했다. 권 사장은 “라면 사리는 솔루션 해주실 때, (다 먹고) 마지막에 닭곰탕 육수 넣어서 하라고 하셨다”며 “그걸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백 대표는 “네가 잊어버리고 왜 시켰냐며 나를 질책하는 거냐”면서도 “알려준 대로 잘하고 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닭볶음탕을 먹어본 백 대표는 “술 당긴다”며 “아주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권 사장을 향해 “요즘 일찍 들어간다는 소문이 있던데?”라고 질문을 던졌다. 권 사장은 당황하지 않고 “하하” 웃은 뒤 “와이프가 일찍 못 들어오게 집에서 문을 잠가놓고 있다”고 답했다.

이 모습을 본 백 대표는 “권 사장이 전에는 뭔가를 감춰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대답하는 것에만 급급했는데, 여유가 많이 생겼다”며 “얼마나 예쁘냐”고 했다.

백종원 대표가 '홍탁이네'에 남긴 사인. /유튜브 '백종원'

백 대표가 식사하는 와중에도 식당에는 손님들이 끊임없이 들어왔다. 백 대표는 “흠잡을 데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음식이 공장처럼 탁탁 나올까 봐 걱정했는데, 다른 테이블도 빨리 안 나온다. 얼마나 정성껏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백 대표는 “뭐라도 걸려서 혼내고 가야 하는데, 너무 잘하면 행복해야 하는데 행복하면서도 섭섭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바꿔준 게 아니다. 될 사람이니까 된 것”이라며 “옆에서 도와줄 인연만 만난다면, 사람은 누구나 변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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