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도 쓴소리한 ‘발리예바 도핑 사태’ 2년 만에 일단락…내년까지 자격정지·베이징 단체 金 박탈

홍지민 2024. 1. 3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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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피겨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18)의 도핑 사태가 약 2년 만에 일단락됐다.

스위스 로잔의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발리예바에 대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도핑 방지 규정 위반 여부를 심리한 결과 위반 사실이 인정된다며 4년간 선수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지난해 초 러시아반도핑기구가 발리예바에게 "과실이 없다"며 러시아 선수권 결과만 취소하는 등 사실상 면죄부를 주자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CAS에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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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피겨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 자료사진. EPA 연합뉴스

러시아 피겨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18)의 도핑 사태가 약 2년 만에 일단락됐다.

스위스 로잔의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발리예바에 대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도핑 방지 규정 위반 여부를 심리한 결과 위반 사실이 인정된다며 4년간 선수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발리예바를 포함한 러시아 대표팀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단체전에서 땄던 금메달도 무효로 했다. 자격 정지 기간은 도핑 양성 반응이 나온 2021년 12월부터 시작해 내년 12월까지다.

CAS 재판부는 발리예바가 도핑 방지 규정상 금지약물인 트리메타지딘에 양성 반응을 보인 점을 사실로 인정했다. 협심증 치료제 성분인 이 약물은 운동선수의 신체 효율 향상에 사용될 수 있어 2014년 금지약물이 됐다. 재판부는 약물 사용 당시 자기 주도권이 없는 15세였던 점만으로는 발리예바가 관대한 처분을 받을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하며 항소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러시아는 스위스 연방 대법원에 항소할 수 있으며 법원 결정에 따라 CAS 결정도 바뀔 수 있다. 러시아 피겨 대모 타티아나 타라소바는 “우리나라를 향한 증오가 그녀에게 퍼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반면 미국 측은 CAS 결정을 환영했다. 미국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 최고경영자(CEO) 사라 허쉬랜드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옹호하는 전 세계 선수들이 승리한 날”이라고 말했다. 미국반도핑기구 CEO 트래비스 타이거트는 “2년이나 지났으나 올바른 결정이 내려졌다”라고 말했다.

발리예바는 주니어 시절부터 남자 선수도 하기 어려운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구사하는 등 압도적인 기량을 갖춘 선수다. 그러나 2022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직후 두 달 전 러시아 선수권 때 도핑 양성 반응을 나왔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을 일으켰다. 발리예바는 심장 질환 치료제를 복용하는 할아버지와 같은 컵을 사용해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발리예바는 논란 속에 개인전 출전을 강행했으나 4위에 그쳤다. 당시 김연아는 소셜미디어에 “도핑 규정을 위반한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이 원칙에는 예외가 없어야 한다. 모든 선수의 노력과 꿈은 공평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발리예바의 개인전 출전에 쓴소리를 던진 바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2022~23시즌부터 러시아 선수들의 국제 대회 출전이 금지되며 발리예바는 자국 대회에만 출전하고 있다.

지난해 초 러시아반도핑기구가 발리예바에게 “과실이 없다”며 러시아 선수권 결과만 취소하는 등 사실상 면죄부를 주자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CAS에 항소했다.

IOC는 이번 CAS 결정으로 베이징동계올림픽 당시 개최하지 않았던 단체전 시상식을 열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IOC는 CAS 결정이 이뤄지면 메달 시상식을 열겠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면서 “(미국) 선수들은 2024 파리하계올림픽에서 시상식을 여는 방안에 관해 건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단체전 금메달이 박탈되며 2위였던 미국이 금메달, 3위 일본이 은메달, 4위 캐나다가 동메달을 받게 됐다. 미국이 단체전 금메달을 받으면 금메달 9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7개로 중국(금9·은4·동2)을 제치고 베이징동계올림픽 종합 3위로 올라선다.

홍지민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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