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인 줄 모르고 만났는데…부인이 회사에 고자질, 상간녀 소송까지

유부남이 보낸 '미안하다' 문자, 상간 소송의 결정적 증거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총각' 행세를 한 나쁜 남자를 만난 것도 억울한데 상대방의 배우자가 따귀 세례를 퍼붓고 회사에 '상간녀가 있다'고 알린 것도 부족해 상간녀 소송을 제기했다면 여성이 입은 상처는 헤아릴 길이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할 것이다.

그렇지만 소송을 제기해 온 만큼 상대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건 상대가 유부남인 줄 몰랐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으로 문자, 편지 등에서 '총각' 흔적을 찾아내야 한다.

30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중소기업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는 A씨의 하소연이 등장했다.

A씨는 "독서 모임에 나갔다가 만난 30대 중반 남성이 '대기업에 다니며 다른 부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하는 모습에 반해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고 했다.

이어 "남자 친구가 '직장에서 카톡과 통화를 자유롭게 할 수 없고 퇴근 후에도 부업으로 바쁘다'고 해 서운했지만 이해해 주었다"라는 A씨는 연애한 지 두 달 정도 되었을 무렵 일이 터졌다고 했다.

즉 "그와 만나 팔짱을 끼고 대로변을 걷던 중 한 여성이 나타나자 순간 남자 친구는 사색이 돼 팔짱을 풀었고 그 여성은 다짜고짜 제 뺨을 때리더니 난동을 피웠다"는 것.

알고 보니 남자 친구는 아내가 있는 유부남이었던 것으로 "다음날 남자 친구에게서 '속여서 미안하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A씨는 "그 남자의 아내를 폭행죄로 고소할까 싶었지만 더 얽히기 싫어 '그렇게 살지 말라'는 문자를 보내고 남자 친구와 연락을 차단했다"고 했다.

그런데 "두 달 정도가 지났을 무렵 그의 아내가 저를 상대로 제기한 상간 소송 소장을 받았고 그의 아내가 제가 다니는 직장에 전화해 '당신들 회사에 상간녀가 인턴으로 재직하고 있다'고 말해 직장에서도 매우 곤란한 처지가 됐다"며 답답해했다.

이경하 변호사는 "A씨가 남자 친구가 유부남인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충분히 입증하면 부인이 제기한 상간소송은 기각된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유부남인 전 남자 친구 연락처를 차단했다는데 우선 차단을 풀어 남자 친구와 주고받은 카톡이나 문자를 캡처해서 증거로 활용하라"면서 "남자 친구가 '속여서 미안하다'라고 보낸 문자, A씨가 '그렇게 인생 살지 말라'라고 대답한 문자는 (상간소송에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도움말했다.

아울러 남자 친구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며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1000만원 내외로 위자료가 인정되고 있다"고 했다.

또 회사에 전화를 건 전 남자 친구 아내의 경우 "통화에서 한 사람에게만 'A씨가 상간녀'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더라도, 그것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명예훼손죄가 성립한다"며 폭행죄 고소뿐 아니라 명예훼손죄로 고소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만약 남자 친구의 아내가 사내 게시판 등에 '상간녀'라는 식의 글을 올렸다면 "정보통신망법 위반죄로 형사처벌 대상이다"며 이를 위반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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