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시선에 꽂혔다…‘K-아트’ 모시는 외국계 화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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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K-아트를 향한 글로벌 미술시장의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해외 화랑가에선 한국미술 하면 떠오르는 단색화 거장이나 지난해 미국을 뜨겁게 달군 실험미술가뿐 아니라 다양한 작가들에 대한 전방위적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기반의 대형 화랑인 리만머핀도 한국(계) 작가인 유귀미·현남·켄건민·임미애 4인의 그룹전 '원더랜드'를 새해 첫 전시로 마련했다.
실제로 외국계 화랑들은 서울을 넘어 해외에서도 한국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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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탕 서울분점, 이상남 개인전
韓진출후 첫 韓작가 단독전 열어
타데우스 로팍, 한국계 6인 전시
‘큰손’ 컬렉터 등 시장 중심에서
작가 자체 초점 맞추는 분위기
한국 작가 해외 진출도 잇따라
이근민, 독일서 대규모 개인전
김윤신, 리만머핀과 전속 계약
새해 들어 K-아트를 향한 글로벌 미술시장의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해외 화랑가에선 한국미술 하면 떠오르는 단색화 거장이나 지난해 미국을 뜨겁게 달군 실험미술가뿐 아니라 다양한 작가들에 대한 전방위적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 자리 잡은 해외 메가 갤러리들도 올해 첫 전시로 해외 거장들의 작품이 아닌 한국인·한국계 작가들의 작품을 골랐다.
프랑스 파리를 기반으로 한 다국적 화랑인 페로탕은 서울 분점에서 새해 첫 전시로 이상남의 개인전 ‘Forme d’esprit’(마음의 형태)를 열었다. 2016년 서울에 진출한 뒤 처음으로 여는 한국 작가의 단독 전시란 의미를 고려하면 다소 생소한 면도 있다. 이상남은 자신만의 기하 추상 세계관을 구축한 원로 화가지만, 국내에선 그가 쌓아온 화업의 무게에 비해 비교적 이름이 덜 알려졌기 때문이다. 회화에 대한 실험적 욕구와 이론적 질문을 해소하기 위해 1981년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줄곧 뉴욕에서 활동했던 탓인데 외국계 화랑인 페로탕이 국내 미술애호가와 작가의 거리감을 좁히는 접점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그간 한국 작가들을 꾸준히 지켜봐 온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작가 발굴에 나섰단 설명이다. 페로탕 관계자는 “40년 예술적 커리어 속에서 축적된 작가만의 독창적인 기하학적 추상 언어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전시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국 기반의 대형 화랑인 리만머핀도 한국(계) 작가인 유귀미·현남·켄건민·임미애 4인의 그룹전 ‘원더랜드’를 새해 첫 전시로 마련했다. 해외 작가와 한국 작가를 묶은 전시는 종종 있었지만, 한국 작가만으로 구성된 전시는 2017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둥지를 튼 이후 처음이다. 연령과 성별은 물론 살아온 지역도 다양하지만, 시작점이 한국에 있다는 점이 전시를 관통하는 가장 큰 줄기다. 오스트리아 기반 글로벌 화랑인 타데우스 로팍도 한남동에서 현대미술 작가인 제시 천·정유진·권용주·이해민선·남화연·양유연 6명의 그룹전인 ‘노스탤직스 온 리얼리티’(Nostalgics on realities)를 열고 회화와 영상, 설치, 조각 등 다양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외국계 화랑들의 한국 미술시장에 대한 관심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프리즈 서울 론칭 전후로 주요 화랑들이 서울에 공간을 열고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다만 ‘큰손’ 컬렉터 등 다분히 시장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작가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젊은 신진 작가부터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완숙한 중견 작가까지 한국적 시선에서 동시대 미술을 해석한 작품들이 호평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계 화랑들은 서울을 넘어 해외에서도 한국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페레스프로젝트는 지난 19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직접 겪은 환각을 기반으로 신체 부위 등을 캔버스에 담은 해방적 작품을 선보이는 이근민의 개인전 ‘Realizing Boundaries’를 열었다. 대규모 개인전 등을 통해 이미 인정받은 만큼 해외에 내놔도 손색없다는 평가다. 앞서 페레스프로젝트는 지난해 11월 베를린에서 유예림의 작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화랑 관계자는 “연달아 한국 작가를 베를린 예술계에 소개하며 한국 작가에 대한 발굴과 적극적인 지지 의지를 내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페로탕은 ‘푸른 숲의 화가’로 이름을 알린 정영환과의 협의를 통해 파리에서 그의 신작을 전시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인 김윤신은 80대의 나이에 아르헨티나 등 주로 활동해 온 남미 지역을 넘어 뉴욕 등 세계무대로 뻗어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17일 국제갤러리와 리만머핀과의 공동 전속 계약을 체결한 소식을 알리면서다. 지난해 서울에서 연 개인전에서 드러난 작품성에 반한 리만머핀이 다음 달 프리즈 LA를 시작으로 3월 리만머핀 뉴욕 갤러리 전시에 작품을 소개할 계획이다. 김윤신은 “나의 예술작업에 힘을 실어주고, 고국의 여러분들이 따뜻한 눈으로 보아주시니 남아 있는 힘을 다해 작품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 mo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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