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사냥꾼 부부의 ‘범죄 코믹극’… 그 안에 그려진 비루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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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두 개일 수가 있어. 때가 되면 다 이해를 하게 돼 있어. 명심해라."
하지만 불륜으로 인한 배신과 복수를 그린 기존 막장극과는 결이 다르다.
호텔에서 일하는 우진은 커플의 태도나 대화만 들어도 불륜 여부를 가려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정수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되고 우진은 아내에게 이를 알리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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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두 개일 수가 있어. 때가 되면 다 이해를 하게 돼 있어. 명심해라.”
꽤 철학적으로 읽힐 수 있는 문장이다. 하지만 불륜을 저지른 남성이 이 말을 했다면 상황은 빠르게 정리된다. 그저 불륜남의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지난 19일 처음 방송된 티빙 6부작 드라마 ‘LTNS’는 불륜을 전면에 내세운다. 하지만 불륜으로 인한 배신과 복수를 그린 기존 막장극과는 결이 다르다. 불륜 커플을 쫓는 섹스리스(sexless) 부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생과 섹스의 묘한 상관관계를 들여다본다.
사무엘(안재홍 분)과 우진(이솜 분)은 한때는 뜨거웠으나 이제는 차갑게 식은 부부다. 호텔에서 일하는 우진은 커플의 태도나 대화만 들어도 불륜 여부를 가려낼 수 있다. 사무엘은 침수 사고로 택시를 잃고 친구 정수에게 돈을 빌리러 갔다가 거절당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정수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되고 우진은 아내에게 이를 알리겠다고 한다. 득달같이 찾아온 정수는 입막음 대가로 3000만 원을 건넨다. 불륜 커플의 블랙리스트를 쥐고 있는 우진은 말한다. “우리 이제 이러고 살지 말자.”
‘LTNS’는 불륜을 이유로 돈을 뜯어내는 범죄 코믹극이라는 표피를 두르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심오하고 중의적이다. ‘LTNS’(Long Time No Sex)라는 제목답게 둘은 부부관계가 없다. 삶의 무게가 버거워 좀처럼 ‘남자의 자존심’에 힘이 실리지 않는 사무엘은 우진의 의심에 “내 주제에 바람은 무슨 바람이야? 바람도 여유가 있어야 피우는 거지”라고 답한다. 은행 대출로 산 집값은 떨어지고, 우진은 김치 하나로 밥 한 그릇을 비운다. 사무엘은 커피 한 잔 사 마시는 것도 눈치를 본다. 결혼 후 좀비처럼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N포 세대’의 애환이 읽힌다.
‘LTNS’는 불륜 커플을 미화하지 않는다. 점심시간 차에서 사랑을 나누는 사내 커플, 등산하다가 만난 중년 커플, 결혼과 함께 헤어졌으나 재회한 레즈비언 커플 등은 “불륜이 아닌 사랑”을 주장하지만 돈 앞에 비루해지거나, “바람이 들통나면 탈탈 털려 쫓겨난다”고 고개 숙인다. 타인의 약점을 무기 삼는 사무엘·우진 부부 역시 초라하다. 불륜녀는 되레 “내 뒤꽁무니나 캐는 선생 인생도 참 딱하다”고 부부를 나무라고, 두 사람 모두 “돈 달라”고 협박하다가 붙잡혀 각각 치아가 2개 빠질 정도로 흠씬 두들겨 맞는다. 쉽게 버는 돈은 없다.
‘LTNS’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답다. 오럴섹스, 자위하는 장면이 담기고 섹스를 둘러싼 다양한 담론이 오간다. 현재 4부까지 볼 수 있고, 2월 1일 5, 6부가 추가 공개된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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