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온 돌' 김재윤 "우상 오승환 선배와 열심히 경쟁할 것… 마무리 맡고파"
"좋은 대우 받은 만큼 더 잘해야 해"
(인천공항=뉴스1) 이상철 기자 = 9시즌 동안 몸담았던 KT 위즈를 떠난 오른손 불펜 투수 김재윤(34)이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첫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있다. 이적했단 사실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되는 상황이다.
KT에서는 주로 미국 애리조나에서 새 시즌 담금질을 했으나 새 소속팀 삼성에서는 이웃나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진행한다.
30일 인천공항에서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재윤은 "(새 팀에서 첫 스프링캠프를 하러 가는데) 기대가 많이 되면서도 걱정도 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으로 떠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삼성 선수 중에서는 (장)필준이형, (김)동엽이 정도만 친한 것 같다. 내가 낯가림도 있는 편이라 걱정이다. 그래서 이번 캠프의 첫 번째 목표는 빨리 팀에 적응하고 선수들과 친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윤이 삼성 선수단에서 가장 친해지고 싶은 선수 중 한 명은 같은 보직인 마무리 투수로 뛰어왔던 '끝판왕' 오승환이다. 우상으로 여긴 오승환과 한 팀에서 훈련한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떨릴 정도다.
오승환은 2군 캠프에서 훈련을 시작하지만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김재윤이 있는 1군 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오랫동안 현역으로 뛰는 게 소망인 김재윤에게 40대의 나이에도 출중한 기량을 펼치고 있는 오승환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김재윤은 "오승환 선배는 나의 우상이다. 지금도 함께한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몸 관리도 잘하고 경험도 풍부한 선배다. 같이 밥 먹고 훈련하면서 이것저것 많은 걸 물어봐서 배우려 한다"고 말했다.
김재윤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현역 기준 오승환(400세이브), 정우람(197세이브)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통산 169세이브를 기록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30세이브를 달성할 정도로 꾸준한 활약도 강점이다.
지난해 불펜 평균자책점(5.16) 최하위, 최다 38번의 역전패를 기록하는 등 뒷문이 헐거워진 삼성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나온 김재윤과 접촉했다. 그리고 계약기간 4년에 총액 58억원(계약금 20억원·총연봉 28억원·인센티브 10억원) 조건으로 김재윤 영입에 성공했다.
김재윤은 자신의 FA 계약에 대해 "(이종열) 단장님께서 적극적으로 다가오셔서 정말 좋은 대우를 해주셨다. 감사한 마음이 크면서도 그만큼 더 잘해야 한다는 각오가 생긴다"면서 "팀과 삼성 팬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기 위해 (비시즌 동안) 더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번 FA 시장에서 오승환을 잔류시키면서 김재윤, 그리고 키움 히어로즈에서 마무리 투수로 뛴 임창민까지 데려왔다. 팀의 뒷문은 단단해졌지만, 세 투수는 마무리 투수 보직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김재윤은 "모든 불펜 투수의 꿈은 마무리 투수다. 팀을 위해 주어진 보직에서 최선을 다하겠지만, 마무리 투수를 맡고 싶은 욕심이 솔직히 있다. 감독님께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며 마무리 투수를 결정하신다고 하셨으니 열심히 경쟁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래도 팀의 입장에선 강력한 필승조가 구축된 셈이다. 든든한 동료가 있다는 것은 투수에게도 큰 힘이 된다.
김재윤은 "(이제 삼성 불펜은) 누가 나가도 다 막아낼 수 있다. 오승환 선배와 임창민 선배 모두 워낙 잘하는 투수라서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내가 폐를 끼치지 않으려 노력해야 한다. 잘 융화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삼성의 홈 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홈런이 많이 터진다. 이 때문에 김재윤은 이번 캠프에서 직구 중심의 투구 스타일에도 변화를 주려 한다.
그는 "KT에서 뛸 땐 하이 패스트볼 위주로 타자와 상대했지만, 삼성 홈 구장은 크기가 작아 뜬공이 홈런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래서 제구, 구질 등에 변화가 필요하다. 변화구 비중을 높여 뜬공보다 땅볼을 많이 유도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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