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만 아니면 된다"…10년차 연구원 '비추' 이유는

김보겸 2024. 1. 3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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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증권은 30일 건설주가 외면받는 이유로 예측성 떨어지는 실적과 낮아진 신뢰도, 혁신 없이 희미해진 기업간 차별성, 주주이익에 소극적인 태도를 꼽았다.

건설주가 외면받는 이유로 박 연구원은 예측 불가능한 실적을 꼽았다.

박 연구원은 "과거 미청구공사를 이용한 매출 과대계상의 나쁜 선례가 있다는 점도 가뜩이나 실적 추정이 안되는 건설업 실적을 더 불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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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신영증권은 30일 건설주가 외면받는 이유로 예측성 떨어지는 실적과 낮아진 신뢰도, 혁신 없이 희미해진 기업간 차별성, 주주이익에 소극적인 태도를 꼽았다. 다만 선별 수주와 리스크 관리로 실적 신뢰도를 회복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봤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주식을 사겠나 하는 질문에 건설만 아니면 된다고 말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1980년 건설업 지수를 100포인트 기준으로 하면 2024년 현재는 72포인트 수준으로 급락했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올해로 건설업 분석 10년차를 맞은 시니어 애널리스트다.

건설업이 규모에 비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너무 작다고 짚었다. 건설업이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87조원)에 달하지만, 코스피 시장에서는 1.3%에 불과하다.

건설주가 외면받는 이유로 박 연구원은 예측 불가능한 실적을 꼽았다. 미리 실적을 예측하기 어려워 선반영할 수 없고, 예상 가능한 손실 범위도 결산 시점에 일시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과거 미청구공사를 이용한 매출 과대계상의 나쁜 선례가 있다는 점도 가뜩이나 실적 추정이 안되는 건설업 실적을 더 불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기업간 차별화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들었다. 건설업이 경기민감업종으로써 국내 주택이나 해외 수주 등 대외변수에 의존하는 시장 추종 전략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안정적인 기업 영위는 가능했지만 주주에게 배분되는 이익은 불안정해졌고 이익률은 오히려 낮아졌다”고 꼬집었다.

다만 건설업은 실적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고 박 연구원은 봤다. 그는 “2015년 이후 미청구공사 및 투입원가 변동에 대한 세부내역 공시가 의무화되며 분기보고서를 통해 프로젝트별 미청구공사 추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이에 각 공정 및 발주처 등의 특성을 고려해 미청구공사와 미수금의 적정성을 파악할 수 있고 대손충당금 설정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건설사들이 수익·원가 변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현장·재무관리 경험이 늘었고, 공시 의무화를 통한 회계 투명성이 제고된 영향이다. 보수적 회계원칙을 적용한 것도 도움이 됐다.

최근 기업간 경영 전략에 차별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봤다. 박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은 주력인 오일과 가스에서 에너지 전환으로 수주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고 있다”며 “GS건설(006360)은 플랜트를 과감히 줄이고 신사업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건설업은 변화의 방향이 오직 외형 성장만을 목표로 둔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해야 한다”며 “그 결과 기업은 대형화됐지만 서로 비슷해졌고 주주에게 배분되는 이익은 과거보다 오히려 줄었다”고 했다.

이어 “2023년 수주와 매출 모두에서 정점을 찍고 올해는 하향 추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곳간이 넉넉한 지금 변화를 시도할 마지막 기회”라고 경고했다.

김보겸 (kimkij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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