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 차에서 불났네" 소방관 눈썰미, 8만3천대 리콜시켰다

김천 기자 2024. 1. 30.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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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소방서 화재조사분석과 양원석 소방장.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특정 차량 한 부위에서 반복적으로 불이 난 것을 눈여겨본 화재조사 소방관이 분석 끝에 차량 결함을 밝혀냈습니다.

오늘(30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용인소방서 화재조사분석과 양원석 소방장은 2021년 용인 아파트 주차장에서 르노 SM3 차량 엔진룸에서 불이 난 것을 목격했습니다.

이후 지난해 상반기까지 용인에서 같은 차종의 엔진룸에서 화재가 2건 또 발생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됐습니다.

양 소방장은 미심쩍게 생각했습니다. 그는 2014년 12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SM3 차량 화재 17건을 전수조사했습니다.

조사 끝에 양 소방장은 2005~2016년도식 SM3 차량에서 브레이크 잠김 방지(ABS) 모듈에 연결된 접지 배선 불량으로 불이 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접지 배선 불량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한 SM3 엔진룸 모습.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양 소방장은 지난해 7월 한국교통안전관리공단에 SM3 차량의 결함보상 검토를 요청했고, 결국 국토교통부로부터 자발적 시정조치(리콜)를 끌어냈습니다.

국토부는 양 소방장이 보낸 화재현장조사서와 기술분석 등 조사를 토대로 지난 17일 SM3 차량의 결함을 인정하고 2005년 7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생산된 SM3 차량 8만3574대에 리콜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한국교통안전관리공단은 양 소방장의 공로를 인정하고 감사를 전했습니다.

공단은 용인소방서에 보낸 공문을 통해 "자동차 화재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에 감사하다"면서 "향후 자동차 결함으로 의심되는 화재사례가 발생하는 경우 화재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 정보공유와 공동조사에 협조해 달라"고 전했습니다.

양 소방장은 "정부에서 차량 결함 확인에 이어 대규모 리콜까지 결정해 화재조사관으로서 보람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정확한 화재 원인 분석을 통해 화재를 예방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했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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