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아들, 7명에게 ‘집단구타’ 당했는데…“촉법인데요”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중학생 아들이 또래 7명에게 돈을 빼앗기고 폭행을 당해 양쪽 귀에서 피가 나는 등 만신창이가 됐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하지만 가해자들은 대부분 촉법소년으로 처벌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희 아들이 집단폭행을 당했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중2 아들을 둔 어머니라고 소개한 A씨는 "뉴스에서나 보던 일이 생겼다"며 "최근 중학교 2학년 아들이 또래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A씨는 "아들이 상가 구석진 곳에서 집단폭행 당하는 걸 누가 신고해줘서 경찰이 출동했다"며 "부랴부랴 경찰서에 갔더니 아들은 만신창이였고 양쪽 귀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한쪽 귀는 퉁퉁 부어 손도 못댈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며칠 전부터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사이버 폭력을 당하다가 불려 나가 맞았다고 한다"며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다행히 청력에는 이상이 없다더라"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가해 학생은 모두 7명으로, 각자 다른 학교에 재학중이다. 이 가운데 실제 아들인 B군을 폭행한 학생은 3명이다. 나머지 4명은 휴대전화로 폭행 장면을 영상 촬영하는 등 구경했다고 한다.

A씨는 "폭행한 3명 중 2명은 예비 고등학생이고, 한 명은 아들과 동갑"이라며 "가해 학생들은 형사 입건됐다고 연락받았다"고 밝혔다.

가해 학생들은 지속해서 B군을 괴롭혀왔다. 이들은 "30만원 갖고 오라"거나 "돈이 없으면 옥상에서 뛰어내리라"고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계좌 비밀번호를 알아내 돈을 빼가는가 하면, 경찰에 신고할 경우 보호처분을 받고 나서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

또 B군의 휴대전화를 가져가서 자신들에게 '빌린 돈 갚겠다'는 거짓 내용의 메시지를 전송하기도 했다.

A씨는 "아들은 2시30분쯤부터 1시간 넘게 맞았고, 5시쯤부터 또 1시간 정도 맞다가 경찰에 신고가 접수되면서 멈춰진 것"이라며 "가해 학생들을 찾아가 죽이고 싶었다. 아이가 보복 당할까 두려움에 떨고 있다. 당장 다음 주가 개학인데 어떻게 지켜줘야 할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가해 학생들을 처벌받게 할 수 없냐. 아이를 때린 3명 중 2명은 촉법소년이고, 한명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아이가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행법상 만 10세 미만인 경우 '범법소년'에 해당해 범행의 고의성이 있어도 형사처분과 보호처분 모두 받지 않는다. 만 10세~14세 미만인 '촉법소년'이라면 형사처분을 받지 않는 대신 ▷감호위탁 ▷사회봉사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받는다. 전과기록은 남지 않는다.

최근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을 습격한 중학생도 현장에서 "촉법소년"이라고 외쳤지만, 만 15세로 촉법소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