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롭 사퇴 여파→반 다이크, 리버풀과 이별 암시 "시즌 종료 후 결정"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벌써부터 위르겐 클롭 감독이 떠난 후 여파가 예고된다. 일단 선수들이 동요하고 있다.
버질 반 다이크가 리버풀과 재계약에 확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리버풀을 떠날 수 있다는 발언으로 충격을 안겼다.
영국 매체 '더 선'은 30일(이하 한국시간) 이를 두고 "클롭 감독이 리버풀에서 자진 사퇴한다는 발언이 나오고 곧바로 반 다이크의 재계약에 물음표가 생겼다. 어쩌면 이것이 리버풀 주요선수들 이탈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 다이크는 리버풀과 연장계약 여부를 묻는 질문에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다. 나도 잘 모르겠다. 앞으로 리버풀에겐 큰 일이 있을 거다. 감독뿐 아니라 변화가 예고된 것들이 너무나 많다. 어떤 방향으로 갈지 매우 궁금하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 지금으로선 재계약에 대해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클롭 감독에 대한 애정도 나타냈다. 반 다이크는 "분명 클롭 감독의 시대는 끝날 것이다. 아직 내가 그 시대의 일부라는 게 매우 기쁘다. 클롭 감독이 나간 후 미래를 묻는 질문에 답하기 좋아하지 않는 이유다. 난 여전히 클롭 감독과 뛰고 있다"며 "이것이 내 주된 관심사다. 시즌이 끝나야 재계약 여부를 알 수 있을 거다. 리버풀 구단이 무엇을 원하는지 더 명확하게 밝혀지면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반 다이크와 리버풀의 계약은 18개월 남았다. 리버풀은 수비의 중심인 반 다이크를 여전히 팀의 주요한 자산이라 본다. 올여름 연장계약으로 팀의 미래 계획에 묶어두고 싶어 한다.
반면 반 다이크는 올 시즌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재계약 여지와 떠날 가능성을 동시에 남겨뒀다. 반 다이크는 "클롭 감독의 사퇴 발언 후에도 변한 건 정말 아무 것도 없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많은 게 바뀔 거다. 하지만 현재는 아니다. 우리는 계속 같은 일을 해야 한다. 말은 쉽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우리에게 중요한 일이라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서 "내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벌써부터 말하는 건 필요하지 않은 소음에 가깝다. 일단은 앞에 놓인 일부터 끝내야 한다. 시즌이 끝나고 나서 일은 리버풀 구단이 해결해야 될 문제다"고 강조했다.
클롭 감독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 사령탑에서 물러난다. 리버풀은 지난 26일 공식 채널을 통해 "클롭 감독이 올여름 팀을 떠나겠다는 소식을 구단 측에 알렸다. 그리고 이번 시즌이 끝난 뒤 리버풀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최근 클롭 감독은 리버풀을 떠날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8년 넘게 리버풀을 이끌며 유럽 최고의 팀으로 올려놓았다. 하지만 클롭 감독은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리버풀을 떠나게 된 계기를 직접 설명했다.
클롭 감독은 "이 소식을 처음 듣는 순간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분명이 설명할 수 있다. 나는 리버풀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도시의 모든 것, 우리 서포터의 모든 것, 팀과 스태프들을 사랑한다. 하지만 내가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는 스스로가 팀을 떠나는 것이 옳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라며 "어떻게 말해야 될지 모르겠다. 에너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분명히 언젠가는 발표해야 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지금은 전혀 문제가 없다. 나는 일을 계속해서 또 하고, 또 하고, 또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결심은 꽤 오래 전에 굳혔다. 클롭 감독은 "나는 이미 작년 11월 구단에 말을 했다. 내 업무는 터치라인에서 훈련을 지휘하는 것들이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일은 이와 같은 활동을 중심으로 벌어진다. 시즌이 시작되면 이미 그 다음 시즌을 계획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다같이 앉아서 잠재적인 이적이나, 다음 프리시즌 장소를 정할 때, 나는 그 때 여기에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지난 시즌은 매우 어려운 시즌이었고 다른 팀들은 결별을 결정했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리버풀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라며 오랫동안 자신의 거취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했음을 밝혔다.
이어 클롭 감독은 "나에게 있어 팀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은 너무너무 중요한 일이었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전부였다. 그리고 정상으로 올라간 것이 일찍 일어났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리버풀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춘 정말 좋은 팀이었다. 그리고 나는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고 그게 결과였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닌, 단지 내가 100% 옳다고 생각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을 떠나려는 뜻을 확실히 했다.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클롭 감독은 여전히 리버풀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하지만 애정만으로는 리버풀 감독직을 이어갈 수 없었다. 현재 클롭 감독이 어느 정도 지쳐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클롭 감독은 2015년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은 뒤, 리버풀의 명성을 다시 되찾는 데 성공했다. 당시 리버풀은 오랫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갈망해 왔다. 클롭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리버풀에 본인의 색깔을 입혔다. 여기에 더해 모하메드 살라, 사디오 마네, 페어질 반 다이크 등을 영입하며 선수단을 강화했다.
결국 클롭 감독의 리버풀은 2018-19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리버풀은 결승전에서 토트넘 홋스퍼를 만나 2-0 승리를 거두며 빅 이어를 들어올렸다. 그 다음 시즌인 2019-20시즌에는 그토록 갈망하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살라와 마네, 호베르투 피르미누로 이어진 삼각 편대는 막강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또 반 다이크를 중심으로 한 수비진은 단단한 모습을 선보였다.
하지만 영광도 잠시, 클롭 감독의 리버풀은 이후 휘청이는 모습을 보였다. 2020-21시즌은 클롭 감독이 리버풀 부임 후 가장 큰 위기를 맞이한 시즌이었다. 시즌 내내 선수단이 줄부상에 시달리며 전체적인 경기력이 저하됐다. 리버풀은 시즌 내내 들쑥날쑥한 모습을 선보였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클롭 감독의 대처 능력이 빛났다. 클롭 감독은 리그 마지막 10경기에서 8승2무라는 호성적으로 팀을 리그 3위에 올려놓았다. 이 시즌은 클롭 감독의 능력이 가장 빛을 발한 시즌이기도 했다.
반면 2021-22시즌은 땅을 치고 후회할 만큼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다.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에 밀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놓쳤다. 이어서 UCL에서는 결승전까지 진출했지만, 레알 마드리드에 패하며 빅 이어 획득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나름 성공적인 시즌으로 평가받았다. 리버풀은 해당 시즌에 잉글랜드 FA컵과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우승을 차지하며 도메스틱 컵 더블을 달성했다.
이러한 능력을 인정받은 클롭 감독은 2021-22시즌이 끝나기 직전, 리버풀과 2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클롭 감독은 재계약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클롭 감독은 "재계약을 한 것은 매우 훌륭하다. 나는 내가 이런 일에 신날 줄 상상도 못했다. 거의 7년 동안 일어난 일에 대해 감사하고 싶다. 이런 환영을 받을 수 있는 장소를 찾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 아주 좋고, 재계약은 아주 쉬운 결정이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번 시즌도 클롭 감독은 성공적으로 리버풀을 이끌고 있다. 현재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1위다. 맨체스터 시티의 추격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우승 가능성이 높은 팀이다.
클롭 감독의 결별 소식과 동시에 다수의 현지 매체들은 리버풀의 차기 사령탑에 주목했다. 지금까지는 바이어 04 레버쿠젠을 이끌고 있는 사비 알론소 감독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알론소 감독은 이번 시즌 유럽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감독 중 한 명이다. 지난 시즌 부진을 거듭하고 있던 레버쿠젠의 소방수로 낙점받으며 1군 무대에 감독으로 데뷔했다. 알론소 감독은 감독 경력이 길지 않았음에도 탁월한 전술 능력을 선보이며 레버쿠젠을 이끌고 지난 시즌을 6위로 마무리했다. 레버쿠젠은 알론소 감독의 활약 덕분에 UEL 티켓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시즌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현재 레버쿠젠은 독일 분데스리가의 절대 1강 바이에른 뮌헨을 제치고 1위에 올라있다.
리버풀은 숙제를 가득 안게 됐다. 새 감독 선임은 물론 주축 선수들의 재계약까지. 이번 시즌이 끝나고 풀어야 할 문제들이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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