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국대 선수로 뛴 그, 軍 면제 노리고 정신질환자 연기…결국 들통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군대에 가기 싫어 체중을 불려 현역 면제 판정을 받은 것도 부족해 사회복무 소집교육조차 받기 싫어 정신질환자 행세를 한 전 청소년축구 국가대표에게 징역형이 떨어졌다.

전 청소년 국가대표는 '병역법 위반자의 경우 형기를 마쳤더라도 만38세 미만일 경우 다시 군에 가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2년뒤 군복을 입어야 할 신세가 됐다.

지난 29일 인천지법 형사15단독(오한승 판사)은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창연씨(32)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원씨의 과거 이력을 보면 어떻게 군면제 대상이 될 수 있었는지 의아할 정도다.

원씨는 현역으로 입대하기 힘들다는 신체조건에 이어 13세 정도의 지능밖에 안 돼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받았다.

청소년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손흥민과 함께 뛰었고 머리회전이 좋아야 하는 프로게이머이자 웹예능방송까지 한 그였기에 이력으로만 보면 도전히 납득이 안된다.

프로축구 선수를 꿈꿨던 원씨는 경기 중 코뼈가 뿌러지는 중상을 입은 뒤 예전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자 프로게임머로 전향해 각종 대회에서 입상했다.

군에 가기 싫었던 원씨는 2011년 최초 병역판정 때 2등급, 5년 뒤 재검사 때 피부 질환을 핑계 댔지만 역시 현역 입소 대상인 3등급을 받았다.

이에 원씨는 체중을 불리기 시작 2018년 과체중으로 보충역인 4등급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기초군사훈련마저 하기 싫었던 원씨는 '정신질환으로 4등급을 받으면 일을 면해 준다'는 사실을 알고 2020년 5월 정신건강의학과로부터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아 4급 판정을 받아냈다.

당시 원씨는 의사의 묻는 말에 제대로 대답하지 않고 "감정 조절이 어렵고 불안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잔다"고 해 '지능이 53이고 사회연령도 만13살 정도에 불과하다'는 진단서를 받아 들었다.

13살 지능을 가진 통통한 어른행세를 해 병역 의무를 피했던 원창연씨는 그를 알고 있던 이가 2021년 인터넷 커뮤니티에 "방송으로 한 달에 몇천만원 벌면서 군대도 안 가서 배가 아파 병무청 병역기피신고센터에 신고했다"고 폭로, 끝내 재판에 넘겨졌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