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솔로지옥3' 이진석에게 빠진 까닭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진한 쌍꺼풀과 근육질 몸, 대구 사투리까지 첫 인상은 여성들이 좋아할 법하지 않았다. 왠지 허세 가득하고 느끼할 것 같았지만, 누구보다 솔직담백했다. 넷플릭스 '솔로지옥3'에 출연한 이진석(30)이다. 많은 시청자들이 농구선수 이관희(35·창원 LG세이커스)를 보며 욕했다면, 이진석은 '진국이다' '국밥 진석' 등으로 불리며 호감을 샀다. 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상대방을 배려하는 태도와 특유의 유머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쌍꺼풀 수술한 것 아니냐고? 자연산이다. 아버지가 준 쌍꺼풀이다. 코는 비중격만곡증으로 인해 보험 처리를 해 싸게 수술했다.(웃음) 원래 솔로지옥3에 안 나가려고 했는데, PD님이 대구까지 내려와서 설득했다. 고민하다가 촬영 한 달 가량 남기고 나간다고 했다. 체중이 10㎏ 정도 불어서 90㎏대였다. 한 달 반 만에 10㎏를 뺐는데, 지옥도에 가니 너무 덥고 일반식을 먹으니 얼굴이 엄청 부었다. 내 얼굴이 그렇게 나올지는 몰랐다. 180개국에서 본다는 걸 인지했어야 했는데, 너무 내추럴한 모습만 보여준 것 같다."
솔로지옥은 커플이 돼야 나갈 수 있는 섬 '지옥도'에서 펼쳐지는 데이팅쇼다. 이진석은 크로스핏 유튜버 '아모띠' 추천으로 제작진과 미팅했지만, 두 차례나 출연을 거절했다. 대구에서 카페를 운영, 연예계에는 관심이 없었다며 "남들 앞에서 눈에 띄고 싶은 성격도 아니라서 조금 부담스러웠다. 고민하다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출연했다"고 털어놨다. "나중에 들었는데 '솔로지옥 이미지와 잘 맞아서 뽑았다'고 하더라. 아무래도 남자다움이 강조되는 프로그램 아니냐"면서 "내 매력을 솔직하게 말했는데, 그런 털털함 덕분에 뽑힌 게 아닌가 싶다. 내 성격에서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고 돌아봤다.
커플이 되면 천국도로 가서 호화 데이트를 즐기곤 했다. 지옥도에 남으면 고구마, 닭가슴살, 당근 등을 먹으며 외로움을 달랬다. "다른 매력이 있다. 천국도에선 맛있는 거 먹고 좋은 곳에서 자고 데이트해서 좋았다"면서 "지옥도만의 낭만도 있다. 자연을 느끼고, 친구들과 친해질 시간도 있었다. 저녁에는 꽃게탕, 닭도리탕 등을 줘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다. 학교 급식 시간 뛰어가는 친구들처럼 말이다. 천국도에서도 (지옥도에서의)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먹었다. 6주간 훈련을 마치고 나온 군인 마냥 먹었다"며 웃었다.
"진짜 대본이 없다. 제작진이 관여하지 않는다. 천국도에 가는 데 여려가지 요소를 만들고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 밖에 없다"며 "어떻게 보면 이성들 꼬시고 생존하기 위해 게임을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점점 적응해 힘들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카메라가 낯설어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2~3일 차 되니 편했다"고 털어놨다.
이진석은 '2023 미스코리아 부산 진' 출신 안민영(26)과 최종 커플이 됐다. '처음부터 안민명에게 호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엔 "성격이 좋았다. 잘 웃고, 털털해서 호감이 갔다. 낫과 호미를 들고 땅을 파는 게 귀여웠다"고 답했다. "민영이는 실물이 더 낫다. 촬영할 때 얼굴이 많이 부었다"며 "(촬영 후 출연진과) 한 번씩 모이면 민영이 보고 놀랐다. 얼굴 안 부으면 많이 다르다"고 귀띔했다. 안민영과는 친구 사이로 돌아갔다며 "현실에서 살아가야 하니 바빴다. 민영이도 미스코리아 준비하고, 서로 일에 집중했다. 지금은 좋은 감정으로 잘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간에 메기로 투입된 조민지(26)와 천국도 데이트도 즐겼다. 조민지와 이뤄지길 바라는 시청자들도 많았는데, "민지랑 데이트할 때 재미있었다. 메기 자리에 합당하지 않았나 싶다. 매력있고 예뻐서 호감을 많이 느꼈다"며 "민지가 적극적으로 호감을 보였으면 어떨 것 같냐고? 장담은 못하겠다. 그 상황이 돼봐야 알 것 같은데, 민지는 충분히 매력있는 친구"라고 설명했다.
윤하정(26), 김규리(28) 등 여성 출연자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우스갯소리로 '오은영 박사 아니냐'고 했다. "난 처음부터 민영이에게 확고한 마음이 있었다"며 "이후 여성 출연자들이 나를 이성보다 친구로 봐서 자문을 구하더라. 민영이랑 계속 얘기하다 보니 심심해서 상담해주곤 했다. 본인은 잘 모르니까 제3자 입장에서 조언해줬다"고 돌아봤다. 윤하정에게 이관희 속마음을 전달하지 않은 데는 "관희가 하정에게 마음이 없어서 얘기하면 상처 받을 것 같았다. 또 하정이는 어차피 관희를 뽑을 것 같았다"고 했다.
"옆에서 본 관희 형요? 나쁜 남자다.(웃음) 나쁜 남자가 인기 많다는 걸 보여줬다. 관희 형이 악플 때문에 힘들어 하기도 했다. 자신이 한 행동을 후회하기 하는 것 같았는데, 매력있는 걸 증명했으니까. 친누나에게 소개하고 싶은 출연자는 누구냐고? 누나는 시집을 가서 다음 생에···. 내가 여자라면 민우 아니면 진석이를 만날 것 같다. 다들 '현커'(현실커플)는 없다고 하더라. 내가 알기론 없는데 뒤에서 만나고 있을 수 있다. 알면 따로 연락하겠다."
이진석은 솔로지옥3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대구에서 카페 까사넬로을 운영하다가, 솔로지옥 출연 후 서울 언주역 근처에 3호점을 열었다. "대구 매장 매출은 1.5배 이상, 서울은 10배 정도 올랐다"면서 "그전에 홍보도 안 했고, 주변 상권이 핫플이 아니라 오피스 상권이라서 매출이 저조했다. 솔로지옥 출연 후 한국인보다 외국인 방문객이 많아졌다. 관광명소가 됐다"며 좋아라했다.
"이전에는 여러 가지 장사를 했다. 라운지바 점장도 하고, 펍에서 아르바이트도 했다"며 "이후 옷을 좋아해서 테일러(양복점)를 운영하려고 했다. 주말에 서울 올라가서 공부했는데, 3개월 만에 코로나19가 터져다. 현실과 타협해 카페에 집중했다. 아침 8시에 열고 자정에 문을 닫았다. 제빵도 독학해 메뉴를 개발했다. 이 악물고 살아남기 위해 뭐든 했다"고 돌아봤다. 재력가라는 소문 관련해서는 "전혀 아니"라며 "서울에 차린 카페가 엎어지면 다시 대구로 가야 한다. MZ세대는 재테크를 잘 해야 하지 않느냐. 빨리 차곡차곡 돈을 모아서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싶다"고 바랐다.
"솔로지옥은 터닝포인트다. 여태 장사, 사업만 해서 엔터쪽은 생각이 없었는데, 좋게 봐주니 이걸 계기로 할 수 있는 영역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덱스처럼 솔로지옥 MC 도전하고 싶지 않냐고? 내가 하면 덱스씨와 다른 매력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덱스씨 팬이다. 좋은 기회가 왔으니 마다하지 않고 여러 활동을 하고 싶다. 자영업자라서 워라밸 챙기는 성격이 아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젓고 싶다. 유튜브도 준비 중이니 기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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