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LG 김민성 트레이드 후폭풍… 이학주-손호영, 막다른 길에서 깜짝 영웅 등장?

김태우 기자 2024. 1. 30.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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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팬들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학주 ⓒ연합뉴스
▲ 잠재력 측면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손호영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롯데와 LG는 지난 26일 이적시장 초기까지만 해도 많은 이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36)이 그 중심에 있었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활로를 찾지 못했던 김민성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실마리를 찾았다.

김민성은 우선 LG와 2+1년 총액 9억 원(계약금 2억 원‧연봉 총액 5억 원‧인센티브 총액 2억 원)에 계약했다. 그리고 곧바로 롯데로 트레이드를 벌여 김민성을 보내는 대신 내야수 김민수(26)를 영입했다. 당초 김민성 측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하나의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롯데가 그 카드로 오른 건 그렇게 오래 되지 않은 일이었다. 어떻게 보면 뭔가 순식간에 고리가 풀린 셈이었다.

모두가 이득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김민성은 더 좋은 대우와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팀을 찾았다. LG가 김민성에게 제안한 조건은 2년 총액 5억 원에 수준에 지도자 연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샐러리캡이 빡빡하게 찬 구단 상황에서 더 많은 금액을 제안하기는 어려웠다. 김민성은 트레이드가 되면서 총액 규모를 높였고, 여기에 주전 선수들이 확고하다고 볼 수 있는 LG보다는 롯데에서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롯데가 갑자기 김민성 영입을 추진한 것은 팀의 주전 3루수이자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 주축 타자가 되어야 할 한동희가 입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경력의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한동희는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지원했다. 최종 합격되면 6월에 입대한다. 한동희의 공백을 메워줄 선수, 넓게 보면 내야수 자원이 하나 더 필요했다. 김민성은 말 그대로 내야 전 포지션, 네 개 포지션을 모두 다 보는 선수다. 주전 2루수로 시작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전망이다.

LG는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었던 김민성을 보내는 대신 훗날 김민성의 몫을 그대로 수행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잠재력이 큰 선수는 김민수를 얻어 아쉬움을 달랬다. 보상 선수의 개념인데, LG가 어느 정도 고를 수 있는 보상 선수라는 점이 있었다. 롯데에서 자기 뜻을 펼치지 못했던 김민수도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하지만 양쪽 모두 불안감이 있다. LG는 지난해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이자 백업 1순위였던 김민성이 나가 당장의 전력 저하는 불가피해졌다. 김민성은 내야 자리가 비거나 주전 선수들의 휴식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나갈 수 있는 ‘주전급 백업’ 선수였다. LG에도 내야 백업 선수들이 더러 있지만, 사실 김민성만한 범용성을 가진 선수는 없다. 올해도 우승을 목표로 하는 만큼 이 공백을 빨리 메워야 한다.

롯데도 마찬가지다. 김민성을 데려오기는 했지만 내야 교통정리에서 불안감이 없는 게 아니다. 한동희의 빈자리인 3루를 노진혁이 메운다고 가정하면, 유격수 자리가 빈다. 팀 수비의 중심축을 잡아줄 선수가 마땅치 않은 셈이다. 양쪽 모두 필요에 의해 트레이드를 하기는 했지만 문제가 다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퍼즐 하나 정도가 빠진 미완의 그림이다.

▲ 손호영은 김민성의 임무를 소화할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뽑힌다 ⓒLG 트윈스
▲ 이학주는 롯데 주전 유격수 경쟁에 불을 붙일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

여기서 관심을 모으는 선수가 이학주(34‧롯데)와 손호영(30‧LG)이다. 두 선수는 고교 졸업 후 미국 무대에 진출해 메이저리그를 꿈꿨다는 공통점이 있고, 유턴 후 팀의 내야 기대주로 각광받았으나 아직 그 능력을 만개하지 못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하지만 올해 양팀의 내야 사정에서 두 선수가 반드시 제 몫을 해줘야 한다. 나이를 고려하면 두 선수 모두 막다른 골목에 몰려 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큰 기회가 찾아왔다고도 볼 수 있다.

노진혁이 후반기 3루로 이동한다고 하면 이학주는 유격수 자리의 후보다. 수비 범위나 전체적인 수비 잠재력 측면에서 이학주를 뛰어넘는 롯데 내야수는 없다. 간혹 실책이 나오기는 하지만 확실히 굵은 수비를 한다. 결국 2021년 이후 계속해서 2할을 간신히 넘기고 있는 타격을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관건이다. 이학주는 지난해도 104경기에서 타율 0.209에 그쳤다. 꾸준한 출전 시간을 잡기 위해서는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능력을 보여줘야 자기 자리를 굳힐 수 있다.

손호영은 내야 멀티플레이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세한 김민수도 있지만, 손호영에 대한 기대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손호영이 두 자릿수 홈런도 칠 수 있는 자원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잦은 부상이 선수의 앞길을 막은 가운데, 올해는 건강을 유지해야 LG 내야의 한 자리를 꿰찰 수 있다. 역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만큼 백업부터 시작해 서서히 자신의 입지를 넓혀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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