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바이든, 미군 사망 대응책 고심…이란과 전쟁 원치 않아"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조정소통관 브리핑

존 커비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이 17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 브래디 룸에서 브리핑을 갖고 "미국은 분쟁 확대를 원치 않으며 후티 반군은 무모한 공격을 중단하고 올바른 선택을 할 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고 밝히고 있다./AFPBBNews=뉴스1

미국 백악관이 친이란 민병대의 드론 공격으로 요르단 전초 기지에서 미군 3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일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면서도 "전쟁을 원치는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조정소통관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언론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바이든 행정부 구성원은 사망자들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국방부에서 이번 드론 공격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중"이라며 "ISIS 조력 단체를 소탕하기 위한 작전은 여전히 계속돼야 하며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커비 조정관은 "ISIS 소탕 작전은 (중동) 지역 내 갈등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과 별개 사안"이라며 "우리는 또 다른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일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IS 소탕 작전과 이번 (드론) 공격에 대한 대응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커비 조정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 것으로 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공격 이후 국가안보회의를 두 차례 소집했다"고 했다. 커비 조정관은 "현재 여러 선택지를 고심 중"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말했듯 우리가 정하는 때에 우리의 방식대로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취재진이 "바이든 대통령이 이란을 직접 타격할 가능성도 고려 중인가"라는 질문에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이란과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길 바라지 않는다"고 답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번 드론 공격은 분명 군사적 갈등을 고조시킨 원인이며 반드시 대응해야 하는 사안"이라면서도 "아직 대통령이 밝히지 않은 사안을 확인해줄 수는 없다"고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날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미군 장병 세 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사망자는 △윌리엄 제롬 리버스(46) △케네디 샌더스(24) △브레오나 알렉손드리아 모펫(23) 등이다.

케니디 샌더스의 부친 숀 샌더스는 "딸이 (드론 공격) 바로 전날 엄마와 통화했었다"며 "벙커에서 위험한 일을 겪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국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자식을 잃은 분노에 휩싸인 채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라고 했다.

이들은 지난 28일 시리아 국경지대와 가까운 요르단 북부 '타워22' 전초기지에서 친이란 민병대의 드론 공격을 받아 숨졌다. 다른 장병 34명도 부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 지원을 받는 민병대를 가해 세력으로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했다. 다만 아직 가해 세력이 누구인지 정확히 밝히지는 않은 상태다.

CNN에 따르면 이란 지원을 받는 이라크 무장조직 '이슬라믹 레지스턴스'가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군 점령군에 저항하고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학살에 대응하려 했다"고 밝혔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