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은편 아파트에 SOS가 보인다”…20시간 갇힌 노인 극적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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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내 대피 공간에 갇혀 추위에 떨고 있던 70대 노인이 기지를 발휘해 20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사연이 알려졌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 인천경찰청 112 치안 종합상황실로 "인천 000 아파트인데 맞은편 동 외벽에 '에스오에스(SOS)'라고 적힌 종이와 밧줄이 걸려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주민들의 빠른 응답 덕에 'SOS' 구조를 요청한 집을 확인하고 관리사무소의 협조를 구해 출입문 개방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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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 인천경찰청 112 치안 종합상황실로 “인천 000 아파트인데 맞은편 동 외벽에 ‘에스오에스(SOS)’라고 적힌 종이와 밧줄이 걸려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상황실 근무자는 신고자에게 사진을 요청했고, 신고자가 보낸 사진에는 고층 아파트 창문에 종이 상자로 보이는 뭔가가 찍혀 있었다. 거기에는 신고자의 말대로 ‘SOS’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도화지구대 소속 경찰관 7명은 최단 시간 안에 출동해야 하는 ‘코드1’ 지령을 상황실로 전달받고 급히 현장에 출동했다.
아파트에 도착한 경찰은 15층부터 초인종을 눌러 종이 상자가 걸려있는 해당 세대를 신속하게 찾기 시작했다. 주민들의 빠른 응답 덕에 ‘SOS’ 구조를 요청한 집을 확인하고 관리사무소의 협조를 구해 출입문 개방에 성공했다. 하지만 집안에는 인기척이 없었다.
집 안 내부를 수색하던 중 발코니 쪽 작은 문에서 ‘도와달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불이 났을 때 몸을 숨기는 비상대피공간에서 나온 소리였다. 고장 나 열리지 않던 방화문 손잡이를 파손하자 그 공간에는 속옷 차림으로 70대 노인 A 씨가 추위에 떨고 있었다.
그는 전날 오후 환기를 위해 비상대피공간에 들어갔다가 고장이 난 방화문이 잠겨버리면서 2평(6.6㎡) 남짓한 좁은 공간에 갇힌 것이다. 당시 인천의 기온은 -1.8도, 체감온도는 –6.3도였다.
A 씨는 혼자 살고 있었고, 휴대전화도 없이 고립돼 누군가에게 연락할 수 없었다.
20시간 넘도록 추위와 홀로 싸우던 A 씨는 주변에 있던 검은색 상자와 칼을 보고, 상자를 칼로 긁어 ‘SOS’라는 글자를 만들었다. 이어 이 상자를 밧줄로 연결해 창문 밖에 내걸었다.
누군가는 꼭 봐주기를 간절히 바라며 창문 밖으로 내건 구조메시지를 맞은편 이웃이 발견했고, 신속하게 대처한 경찰관들 덕분에 A 씨는 극적으로 구조될 수 있었다.
이 사연은 경찰청 페이스북에 소개돼 누리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누리꾼들은 “영화 같다”, “무심히 지나갈 수 있는 관심이 귀한 생명을 살렸다”, “내가 더 감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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