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의 금쪽이, ‘데드맨’[한현정의 직구리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4. 1. 30.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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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도 재미도 없이 시간만 죽인다.

'봉준호 키드'란 홍보값이 분에 넘치는 '데드맨'이다.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 각본을 공동 집필한 하 감독의 연출 데뷔작.

안타깝게도 (봉준호의 조언을 상세하게 받았다던데) 정체성을 잃고 정처없이 내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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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맨’ 조진웅 스틸. 사진 I 메가박스 플러스엠
스릴도 재미도 없이 시간만 죽인다. 허세만 그득그득한 (메가폰의) 길 잃은 폭주에 기시감과 오글거림은 관객의 몫. ‘봉준호 키드’란 홍보값이 분에 넘치는 ‘데드맨’이다.

‘데드맨’ (감독 하준원)은 이름을 사고 파는 ‘바지사장’ 세계를 소재로 한 범죄 추적극을 표방한다.

목숨값은 단돈 500만원, 그러나 이름값은 무려 1000억. 험한 바지사장 세계에서 탁월한 계산 능력 하나로 가늘고 길게 버텨온 ‘만재’(조진웅) 은퇴를 앞둔 마지막 문턱에서 위기를 맞는다. 1천억 횡령 누명과 함께 죽은 자가 돼 중국의 사설 감옥에 끌려간다.

살아 돌아온 자가 없다는 그곳에서 만재는 레전드 정치 컨설턴트 ‘심여사’(김희애)와의 거래로 복귀한다. ‘만재’ 때문에 자신의 아버지가 죽었다고 믿는 유튜버 ‘공희주’(이수경)는 이만재가 살아 있다고 주장하다 ‘비밀 장부’를 매개로 만재와 만나게 된다. 세 사람은 1천억짜리 설계판의 진짜 배후를 찾기 위해 공조한다.

‘데드맨’ 김희애 스틸. 사진 I 메가박스 플러스엠
이야기는 헐거운데다 복잡하고 (쓸데없이) 꼬였다. 전개는 불친절하고도 상황은 과장됐다. 어느 지점 하나 새로울 게 없고, 개연성도 없는 데다 질주의 과정에 몰입이 되질 않으니 속도감의 쾌감 대신 어지럽고 산만하다.

정치 이야기는 그 비중에 비해 얕은 데다 일차원적이고, 질보단 양으로 승부한 캐릭터들의 매력도 기대만 못하다. ‘이 배우 라인업으로 이 정도?’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마이너스에 가깝다. 이름값, 책임, 부폐한 권력, 정경유착, 선택 등 있어 보이는 건 죄다 건들였지만 제대로 다룬 구간이 없으니 와닿는 것도 없다 .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 각본을 공동 집필한 하 감독의 연출 데뷔작. 입봉작에 대한 애착이, 기대가 너무 큰탓인지 메가폰의 눈과 귀가 완전히 닫힌 모양새다.

안타깝게도 (봉준호의 조언을 상세하게 받았다던데) 정체성을 잃고 정처없이 내달린다. 항로도, 목적지도 없다. 추적 범죄극으로서의 장르적 쾌감이나 정치 드라마의 날카로운 풍자, 철학적 메시지의 미덕이나 여운도느낄 수 없으니, 이쯤되면 뭘 위해 만든 작품인지 되묻고 싶다.

숭숭난 구멍은 베테랑 배우들도 채우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허점의 늪에 빠져 배우들의 연기마저 집중이 안 된다. 후반부에 배치한 ‘반전’마저 진부하다. 빌런의 임팩트도 없다. 명언 남용과 넘쳐나는 비유, 각종 함의들은 겉돈다. 내내 미끄덩거리는 멋부림 갑 대사들에 버티기가 힘겨워진다. 알맹이는 부실한데 포장지만 세상 화려하니 뜯고 나면 실망이요, 즐길 거리는 없어도 너무 없다. 유일한 미덕은 흥미로운 설정, 그럴듯한 첫 오프닝 3분뿐이다. 추신, 홍보도 중요하지만...봉준호(감독)와 엮지 마세요.

오는 2월 7일 개봉한다.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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