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면 뱃살 늘어난다…국내 연구진, 내장비만 원인 규명

이가영 기자 2024. 1. 30.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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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환경 반응 생체 스트레스에 의한 내장지방 유입 모식도. /부산대 제공

국내 연구진이 환경오염으로 인체가 받는 스트레스가 내장비만을 촉진하는 과정을 밝혀냈다. 과도한 내장지방은 심부전이나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이 된다.

한국연구재단은 부산대학교 문유석 교수 연구팀이 환경오염에 노출됐을 때 생체의 스트레스 반응을 분석해 내장 조직에 지방이 축적되는 원리를 제시했다고 30일 밝혔다.

우리의 인체 점막은 미세먼지, 플라스틱, 독소, 항생제, 화학첨가제 등 수많은 화합물에 노출된다. 이들 화합물과 심혈관계 질환과의 연계성이 일부 연구를 통해 보고된 바 있지만, 그 과정을 설명하는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었다.

다양한 환경오염 인자에 노출된 인체 세포는 세포 소기관인 ‘리보솜’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감지하고 대응한다. 연구팀은 이 리보솜의 독성 스트레스 반응이 장내에서 과도한 지방유입을 유발해 만성적인 염증과 대사증후군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환경인자에 반응하는 소화기 스트레스 질환인 ‘염증성 장 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장 상피조직과 장간막에 지방이 과도하게 유입되는 현상이 리보솜 스트레스 반응과 연관된다는 점을 단세포 분석을 통해 실험으로 확인했다. 실험 결과, 리보솜 스트레스 반응은 장에 혈중 콜레스테롤 유입을 불러일으켰다.

연구팀은 인체가 미세먼지나 화학물질 등 환경 스트레스 유해인자에 장기간 노출되면 내장지방 축적과 만성 염증이 동반된다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는 환경 스트레스 유해인자가 심혈관계 질환의 중요한 위험 인자로 작용한다는 ‘장-심혈관’ 연계 이론을 제시했다.

문유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환경 스트레스로 인한 내장지방의 축적 과정을 장 질환 환자 데이터를 통해 실험적으로 증명했다”며 “장이 심혈관계 질환의 중요한 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예측한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이어 “향후 소화기 조절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심혈관계 질환 예방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기초자료로 이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 연구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테라노틱스’에 이달 20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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