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기말의 사랑’ 이유영 “가발·덧니 분장 두려움 없었죠”
영화 ‘세기말의 사랑’(감독 임선애)은 세상 끝나는 줄 알았던 1999년, 짝사랑 때문에 모든 걸 잃은 영미에게 짝사랑 상대의 아내 유진이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상하고 사랑스러운 뉴 밀레니엄 드라마다. 제27회 판타지아영화제 슈발뉴아경쟁,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페스티벌 초이스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호평 받았다.
영화 개봉 전 만난 이유영은 소감을 묻자 “너무 좋다. 오래 관객과 만나길 바라는 마음도 있고 긴장된다. 제가 출연한 영화가 개봉한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인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세기말의 사랑’ 출연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를 받고 도입부를 읽는데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이 인상 깊었다. 장난 아니다 싶었고 너무 재미있었다. 그리고 감독님의 전작 ‘69세’를 찾아봤는데 너무 좋더라. 그래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감독님을 만났더니 같이 해보고 싶었다고 칭찬해 주더라. 영화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저를 만나고 나서도 바뀐 부분이 많은데, 그만큼 고민을 많이 하고 쏟아부은 것 같다”고 답했다.
또 그는 “생각보다 훨씬 더 경쾌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영화여서 좋았다. 그런데 제 연기가 아쉽다. 물론 아쉽지 않은 작품이 없는 것 같다. 제가 고민했던 건 영미가 이해가 안 되는 지점이 있어서다. 힘든 상황에서 왜 자신을 위한 삶을 살지 않는지, 왜 부양하지 않아도 될 가족을 부양하는지 답답하기도 하고 왜 숨어지내나 싶더라. 자신이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인지 모르는 인물로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도소 출소하고 나서 영미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어두웠던 영미가 잃을 거 다 잃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너무 원래 영미의 모습을 잃어버린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래도 지금의 영미를 사랑해주고 칭찬해주는 분들이 있어서 위안도 얻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가발 색도 처음에는 핑크로 할지 어떤 걸 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설정상 밀라 요보비치처럼 빨간색으로 결정했다. 쉽지 않은 가발 색깔이라 걱정했는데 컬러풀하고 귀여운 느낌이라 괜찮았던 것 같다”면서 “분장도 새로운 도전 같아 재미있다. 안 해본 걸 하는 게 재미있었다. 망가진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캐릭터로서 망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또 덧니 분장에 대해 “치과에서 제 치아에 맞춰 덧니를 제작해 착용하고 연기했다. 처음에는 발음이 안 되더라.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감독님께 영상을 찍어 보냈는데, 다행히 덧니를 끼고 생활하면서 금방 적응이 됐다. 집에서 늘 끼고 연습했다. 덧니를 10개 정도 제작했는데 연습하다가도 부러지고 해서 힘들긴 했다. 아무래도 계속 발음이 새서 어눌한 느낌이 없어지지 않았는데 감독임이 그대로 살렸으면 좋겠다고 해서 부담 없이 편하게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선애 감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영미를 제일 오래 붙들고 생각하신 분이라 많이 여쭤봤다. 천성이 착하고 책임감이 강한 인물로 생각하면 된다고 해줬다. 영미가 답답한 면도 후반으로 갈수록 밝아지는 부분이 있으니까 그렇게 답을 찾아갔다”고 밝혔다.
영미와 싱크로율에 대해서는 “제 어린 시절이랑 닮아있다. 저도 어릴 때 사회성이 부족했다. 학교 복도를 지나갈 때도 사람들 눈을 못 마주치고 고개를 숙이고 지나갔다. 너무 소심해서 오해도 많이 받고 놀림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장기 자랑 때 무대 위의 친구들을 동경했다. 너무 부러워했다. 그런 모습이 조금은 닮아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지금의 저와는 너무 다른 친구다. 저도 지금 제가 어떻게 배우가 된 건지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세기말의 사랑’에서 호흡을 맞춘 임선우 노재원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이유영은 “다들 연기를 너무 잘한다. 제가 너무 배우 복이 있었다. 다들 너무 좋고 연기도 너무 잘하는 분들이었다. 임선우 언니는 유진 그 자체였다. 유약한 유진의 모습을 잘 표현해 줘서 영미로서 연기하는 데 진심으로 할 수 있었다. 노재원도 특이한 매력이 있더라. 촬영할 때 귀찮을 정도로 대본 이야기를 하자고 하더라. 그만큼 집요하게 연구하고 파고들어서 분석해서 연기하는 친구라 저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잘해온 것 같고 대견스럽다. 앞으로 연기할 날이 훨씬 많으니까. 더 길게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일 시작할 때는 제 모습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그런데 연기하면 할수록 용기도 생기고 점점 긍정적으로 변해간다. 예전에는 스스로에 엄격하고 철저하고 한 치의 오차도 용납할 수 없고 빈틈없이 잘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자유로워졌고 예전보다 편해졌다. 정해놓고 계획해놓은 것보다 순간순간을 즐기면서 살게 됐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변한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지난해 비연예인 남성과 열애를 밝힌 이유영은 ‘사랑’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어렸을 때는 로맨틱한 운명 같은 사랑을 원했고 꿈꾸기도 했는데 지금은 없다”며 “제가 사랑에 대해 느끼는 건 산소 같은, 없어서는 안 될 절대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남녀의 사랑뿐만 아니라 자기에 대한 사랑, 여자끼리의 사랑, 부모의 사랑, 여러 가지 형태의 다양한 사랑의 형태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형태의 사랑이든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저희 영화에도 다양한 사랑이 나온다. 그런 사랑과 삶에 대해 생각할수 있는 영화”라며 관심을 당부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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