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김강민 "SSG에 안 좋은 감정 없어…야구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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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이적 후 처음으로 취재진 앞에 선 김강민(41)은 생각보다 밝은 모습이었다.
2001년부터 SSG 랜더스와 SK 와이번스(SSG 전신)에서만 뛰었던 김강민은 지난해 11월 22일 KBO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에 깜짝 지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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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한화 이글스 이적 후 처음으로 취재진 앞에 선 김강민(41)은 생각보다 밝은 모습이었다.
김강민은 30일 한화 스프링캠프지인 호주로 이동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젊은 느낌의 정장을 차려입은 김강민은 "과연 어떤 질문이 나올까 하는 고민에 잠을 못 잤다"면서 "제 상황이 그렇다 보니 인터뷰를 많이 거절했었다. 죄송하고 기다려줘서 감사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2001년부터 SSG 랜더스와 SK 와이번스(SSG 전신)에서만 뛰었던 김강민은 지난해 11월 22일 KBO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에 깜짝 지명됐다.
SSG는 김강민을 보호선수 35인에 넣지 않은 안이한 처사로 김강민의 갑작스러운 이탈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강민도 당시 은퇴 여부를 고민하던 중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고, 한화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로 결정한 뒤에도 약 석 달간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만난 김강민은 겨우내 친정팀에 대한 아쉬움을 애써 털어낸 듯 보였다.
김강민은 "일단 프로야구 선수니까 야구를 하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 제가 선수로서 뛸 수 있는 결정을 한 것"이라면서 "다른 생각을 할 여유는 없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이제 야구장과 필드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그래서 일찍 운동을 시작해 몸을 가꾸는 데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고 전했다.
김강민은 "새로운 팀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이 많이 있다"면서 "(바뀐 유니폼은) 어색함이 있었는데 재질이 되게 편하더라. 자꾸 입다 보면 익숙해지지 않을까"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고 23년간 몸담은 SSG에 대한 기억이 갑자기 사라질 순 없는 노릇이다.
김강민은 SSG 팬들을 향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 긴 시간을 잊을 수는 없다"고 전한 뒤 "저는 SSG라는 팀을 지금도 굉장히 좋아한다. 오랫동안 지냈던 후배들도 있기 때문에 크게 안 좋은 감정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화 유니폼에 새긴 등번호(9번)에도 SSG 팬들에 대한 그의 애정이 묻어있다. SSG에서는 0번을 달았었다.
김강민은 "0번은 SSG, SK 팬분들이 저를 기억하는 번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면서 "한화에서는 또 다른 번호로 다른 번호로 기억되고 싶다"고 설명했다.
9번의 의미에 대해선 "간단하다. 0번이랑 비슷하기 때문"이라며 "한 자릿수 번호를 달고 싶었고 대표팀에서 달았던 기억이 있는 9번이 조금 더 익숙했다"고 전했다.
김강민은 힘찬 새 출발을 다짐했다.
그는 "팀이 궤도로 올라가는 데 제 있는 힘을 다 쓸 것"이라면서 "베테랑으로서 역할보다는 야구 선수로서 제 기량을 발휘하는 것을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조금씩 긴장이 풀린 김강민은 인터뷰 자리가 조금 편해진 듯 농담 섞인 각오로 인터뷰를 마쳤다.
"제가 2군에 간다면 완전히 좋은 거 아니면 안 좋은 거 둘 중 하나일 거예요. 애들이 정말 잘해서 제가 필요 없어졌거나, 제가 (경기력이) 너무 안 좋거나. 전자였으면 좋겠네요."
bin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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