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전패 참사 부른 어리석은 '잔디 먹방'...로이터, "기쁨의 순간 뒤엔 충격만 남았다"

[사진] '잔디 먹방'의 주인공 아이만 후세인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정승우 기자] 뭐든 '적당히'가 중요하다.

요르단은 29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이라크에 3-2 승리를 거두면서 8강에 합류했다.

요르단은 8강에서 아랍에미리트(UAE)를 1-0으로 잡은 타지키스탄과 격돌한다.

중동팀들간의 맞대결이었다. 거친 압박과 몸싸움이 오갔다. 점차 과열되던 경기에서 먼저 앞서나간 쪽은 한국을 울린 요르단의 골잡이 알 나이마트였다. 그는 전반 추가시간 이라크 수비수의 어설픈 패스 미스를 놓치지 않고 스피드를 앞세워 공을 잡았다. 그리고 골키퍼와 1대1 상황, 침착한 마무리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후반전 이라크가 주도하고 요르단이 맞섰다. 전반전 날카로운 선수비 후 역습으로 나서던 요르단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아예 라인을 내리고 수비에만 치중했다. 아예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지 않으면서 버티기에 나섰다.

지나친 수비 치중은 이라크의 반격으로 이어졌다. 후반 24분 코너킥 상황에서 사드 나틱이 침착하게 머리로 넣은 공을 골키퍼가 잡지 못하면서 마무리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여기에 후반 31분 일본을 상대로 멀티골을 기록했던 공격수 아이만 후세인이 상대 수비의 빈틈을 노려 역전골을 넣었다.

[사진] 아이만 후세인(오른쪽)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후 상황이 벌어졌다. 후세인은 너무 기뻤던 나머지 광고판을 뛰어넘고 유유히 산책을 즐겼다. 이후엔 관중석을 향해 무언가를 먹는 세리머니를 했다. 앞선 요르단의 세리머니를 그대로 따라했다. 이후엔 아예 자리에 앉아 잔디까지 뜯어먹었다. 주심은 후세인에게 경고를 꺼내들었고 앞서 한 차례 경고를 받았던 그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수적 열세에 놓인 이라크는 반대로 수비적으로 나섰다. 요르단은 총공세를 퍼부었다. 후반 추가시간 5분 알 아랍, 7분 압달라 나시브가 연달아 골을 넣으면서 3-2 요르단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라크 입장에서는 지나친 기쁨의 표현이 되돌릴 수 없는 '독'이 된 경기다. '로이터 통신'은 "요르단 선수들을 흉내내고 잔디를 먹어치운 후세인은 과도한 세리머니로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았다"라고 상황을 설명하며 "기쁨의 순간 뒤엔 충격만 남았다"라고 전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