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할 결심' 정대세 편, 결국 아동학대 논란.."트라우마 남을 것"[Oh!쎈 이슈]
[OSEN=김수형 기자]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이 뜻 밖의 아동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물론 '가상'이란 전제로 부부가 이혼을 연습하는 것이라지만, 성장기에 있는 미성년자 아이들에게까지 미치는 영향은 간과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지난 28일 MBN 예능 ‘가상 이혼 관찰 리얼리티’인 ‘한 번쯤 이혼할 결심’에서 정대세 가족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당시 방송에서 정대세, 명서현 부부는 가상으로 합의이혼을 했고, 직접 떨어져 살아보기로 하면서 두 자녀에게도 상황을 전해야 했다. 두 부부에게도 쉽지 않았던 결정.
정대세와 명서현은 아이들을 한 자리에 모았고, 명서현이 먼저 “엄마, 아빠가 집을 하나 샀다. 엄청 좋겠지?"라고 운을 떼며 "여기도 우리 집이 있고, 저쪽에도 아빠 집이 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이미 정대세가 축구선수로 생활하며 가족들과 10년 간 떨어져 있던 공백이 있기에 아이들이 익숙할 줄 알았으나, 자녀들은 “가족이 더 좋다. 엄마, 아빠랑 같이 살고 싶다. 왔다갔다 하고 싶지 않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특히 아들은 “안 괜찮다”라며 “슬프니까”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예상치 못한 아들의 대답. 마음으로 분위기를 감지한 듯 했다. 이에 명서현은“떨어지는게 아니다 전혀 슬퍼할 게 없다”며 애써 웃음을 보였으나 걱정이 가득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날 밤, 정대세도 "가슴이 찢어지는 줄 알았다"며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다시 아들에게 또 다른 집에 대해 얘기했다. 그러자 아들은 “집 사지마라”며 “엄마아빠랑 같이 살고싶다"고 재차 말했고, 이어 아빠 정대세를 꼬옥 끌어안고 자는 모습이 먹먹하게 했다.
물론 제작진은 프로그램 방영 전, '부모, 그리고 가족 동의하에 촬영한 것'이라는 자막으로 부연설명을 했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아무리 부모의 동의가 있었다고 해도 미성년자인 자녀들에게까지 이혼을 연습하며 상처를 안길 필요가 있었냐는 의견이 상당하다. 단순히 방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아직 사리분별이 확실하지 않은 미성년자 아이들에겐 부모의 이혼 준비 과정이 큰 트라우마로 남을 것이라는 것. 아무리 연습이란 전제로 가상이혼이라고 하자만, 아이들의 성장과정에 끼칠 스트레스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동학대 논란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
실제 방송에 출연한 변호사는 이런 아들의 반응을 모니터로 본 후,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한 어린 자녀가 부모의 이혼을 막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애썼으나 해결하지 못했고, 자신의 앞에서 눈물을 흘렸던 사연까지 전하며 목이 메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 만큼 성장기에 있는 미성년자 자녀에게는 더 큰 충격을 안기는 것이 부모의 이혼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이는 비단 미성년자 자녀 뿐만이 아닌 성인인 자녀에게도 충격을 안긴다. 같은 날 방송한 이혜정, 고민환 부부 편에서 이혜정은 다 큰 자녀들이 이혼에 대해 상처를 받을까 걱정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실제 아들은 마흔이 넘어 두 자녀까지 두었다고 하지만 자신의 이혼 발언으로 큰 상처를 받았다는 것.
해당 방송분에서 이혜정은 “아들은 부모과 자식, 부모사이 낄 일 아니라고 했다, 고심을 해서 내린 결정이면 그게 뭐가 됐든 존중한다고 했다"면서도 이내 "근데 나중에 아들이 어느 날, 한참 후 펑펑 울면서 전화했다. (이혼) 그러지 말라고 했다"며 "나보고 왜 그랬냐고 해, 계속 아빠가 좋은 점 있지 않냐고 했고 미안하다고 끊었다”고 했다. 이혜정은 “(이후에도) 아들이 나와 통화 후 서러워하면서 울었다더라”며 뒤늦게 알게된 아들의 속마음에 착잡한 모습을 보였다.
이혜정은 “해방감에 신날 줄 아는데, (자녀들이) 이혼 연습이라도 하지말라고 해, 가슴 아팠다더라"며 조심스러운 모습도 보였다. 그 만큼 나이에 상관없이 '이혼'은 자녀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예민한 사안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인생에서 중대한 결정을 '연습'하는 것만으로도 가족들에겐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
물론 '가상 이혼'이란 전제로 서로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다시 변화해가는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는 좋겠지만, 이 과정에서 굳이 어린 자녀들까지 방송촬영에 동원해야 했냐는 부분은 여전히 의문점을 남긴다. /ssu08185@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