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타이거즈맨의 비참하고 충격적 퇴장...'초상집' KIA,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

조형래 2024. 1. 30.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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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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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스프링캠프 출발 전부터 초상집이 됐다. 28년 타이거즈맨의 경력의 끝은 비참하고 충격적이었다. 이제 KIA는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야할까.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중요범죄수사부는 29일 ‘KIA 김종국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에게 지난 2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라는 사실을 발표했고 KIA 구단은 이날 오후 김종국 감독의 해임을 발표했다.

검찰은 ‘장 전 단장이 지난 2022년 포수 박동원에게 뒷돈을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 KBO의 수사 의뢰를 받고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 감독의 배임수재 혐의를 추가로 포착했다. 검찰은 이에 김 감독과 장 전 단장에게 동시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장 전 단장은 2022년 트레이드로 영입한 박동원과 다년계약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두 차례 가량 박동원에게 금품을 요구했고 이 내용을 박동원은 녹취한 뒤 선수협에 제보하면서 해당 내용이 드러났다. 

결국 장 단장은 해임됐고 KBO는 KIA 구단의 경위서와 관련 자료를 검토한 뒤 지난 4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리고 수사가 약 9개월 가량 진행된 상황에서 장 전 단장, 그리고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장 전 단장과 김종국 감독의 배임수재 혐의가  추가로 발견돼 구속영장이 동시에 청구됐다. 

배임수재는 업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산상 이익을 취했을 때 적용되는 죄목이다. 김 감독과 장 전 단장은 KIA 타이거즈의 후원사인 한 커피 업체로부터 각각 1억원대,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업체는 KIA 타이거즈와 후원 협약을 맺는 것 등을 도와달라는 취지로 여러 차례에 걸쳐 김 감독에게 금품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KIA 구단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5일 김종국 감독이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27일 김종국 감독과의 면담 자리에서 이를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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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구단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감독으로서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 해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면서 "감독의 최종 거취는 수사 상황을 지켜본 후 결정할 예정이며, 1군 스프링캠프는 진갑용 수석코치 체제로 진행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 당시만 하더라도 금품수수 의혹으로만 알려졌다. 그리고 김종국 감독의 보고가 아닌 외부 제보로 구단은 수사 사실을 인지했다. 

그리고 29일 구속영장 청구 소식이 알려지자 KIA 구단은 구속 여부와 관계없이 김종국 감독의 해임을 결정했다. 구단은 ‘지난 28일 김종국 감독에게 직무 정지 조치를 내렸던 KIA는 오늘 자체 조사를 통해 현재 김종국 감독이 피의자 신분이며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이에 구단은 검찰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품위손상행위’로 판단하여 김종국 감독과의 계약해지 결정을 내렸다’라고 발표했다. 이후 사과문까지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KIA는 지난 22일 최준영 대표이사와 심재학 단장, 그리고 김종국 감독을 비롯한 1,2군 코칭스태프 모두가 참석한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KIA 구단이 김 감독의 검찰수사 사실을 인지하기 불과 3일 전이다. 

이 자리에서 최 대표이사는 “모든 코칭스태프가 우승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각자 해야 할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 코칭스태프와 프런트가 긴밀히 협업하고 소통해 선수들이 최상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우승에 대한 구단의 메시지를 전했다.

KIA 제공

그런데 KIA 구단은 우승에 대한 결의를 다지고 대표이사의 메시지가 전달되는 상황에서도 김종국 감독의 이러한 혐의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외부 제보가 없었다면 자체 면담의 시간도 없었을 것이다.

김종국 감독은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지만 구속영장까지 신청된 것은 검찰 역시 분명한 증거를 갖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기에 김 감독이 혐의에 대한 파장이 예상보다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될 수는 있지만 이 사실이 김 감독의 혐의를 씻어내지는 못한다. 결국 KIA는 더 이상의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았다.

김종국 감독은 선수시절부터 코치까지 28년 동안 타이거즈 원클럽맨이었다. 1996년 신인으로 입단해 간판 2루수로 명성을 날렸다. 도루왕도 따냈고 2006년 WBC 국가대표까지 지내는 등 타이거즈의 얼굴로 활약했다. 은퇴후에도 코치로 부임해 단 한 번도 타이거즈를 떠나지 않았다. 능력을 인정받아 2021시즌을 마치고 수석코치에서 감독으로 부임했다. 2022시즌 5강에 성공했고 2023시즌은 포스트시즌에 실패했다. 그러나 3년차 시즌을 앞두고 충격의 금품수수 혐의를 받으며 불명예 퇴진했다.

KIA는 2월 1일부터 호주 캔버라에서 전지훈련을 펼치고 2월 21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2차 캠프를 갖는다. 김 감독은 코치들과 함께 29일 시드니로 출국할 예정이었다. 선수 47명은 하루 늦은 30일 출국한다. KIA는 캠프 출국을 하루를 앞두고 감독이 부재하는 초유의 상황이 빚어졌다. 

지난해부터 김종국 감독의 거취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KIA는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까지 신임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런데 모두의 예상과 다르게, 그리고 본의 아니게 김종국 감독의 부재 속에서 2024시즌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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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는 코앞이고 개막전까지도 두 달이 채 남지 않았다. 단순 직무정지로 잠시나마 자리를 비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현장의 수장은 아예 공석이 됐다. 진갑용 수석코치는 이날 취재진 앞에서 눈시울을 붉히면서 김 전 감독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코칭스태프의 수장으로서 고개를 숙였다. 

공항에서 진갑용 수석코치는 “갑자기 이런 상황이 닥쳤다. 아직 마음의 준비는 안 돼 있다. 호주 전지훈련 가서 코치들과 대화를 통해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라고 갑작스럽게 감독대행 임무를 맡게 된 소감을 전했다. 

출국 전 심재학 단장과 미팅을 한 진 코치는 “나도 어제 언론을 통해서 소식을 접했다. 오늘 단장님 잠깐 만나서 이야기 들었는데 책임자로서 책임을 느끼라고 말씀해주셨다. 코치들과 잘 의논해서 우리 하던 루틴대로 하라는 말씀도 해주셨다”라며 “내가 책임자라고 생각한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코치들과 많은 대화 나누면서 잘 준비하겠다”라고 밝혔다.

진 코치는 2월 1일 캠프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팀 미팅을 개최할 계획이다. 그는 “당연히 미팅부터 해야 한다. 아마 선수들이 많이 놀랐을 것이다. 내가 따로 ‘너무 동요하지 말고 우리 운동하는 식으로 하자’고 이야기할 것”이라며 “선수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이런 계기 통해서 다시 생각할 것이고 낼 잘 준비해서 올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에 넘쳤던 KIA였다. 지난해의 아쉬움을 반면교사로 삼고 구단도, 현장도 일신했다. 주전급 선수들이 연거푸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도 KIA는 지난해 73승69패2무 승률 .514로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순위는 6위였고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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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한 외국인 원투펀치를 구축하지 못한 채 고전하면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구단은 원인을 확실하게 분석했고 외국인 원투펀치 조합에 심혈을 기울였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마지막으로 외국인 선수 조합을 완성했다. 최대한 인내하고 고심한 끝에 현역 빅리거 출신인 윌 크로우와 제임스 네일로 외국인 원투펀치를 꾸렸다. 10개 구단 중 마지막으로 외국인 선수 조합을 완성했다. 지난 7일에서야 현역 빅리거 출신 윌 크로우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계약했다. 

크로우는 2017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2라운드로 워싱턴 내셔널스의 지명을 받았고 2020년부터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고 2021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되어 지난해까지 뛰었다. 빅리그 통산 94경기(선발 29경기) 10승21패 16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5.30의 성적을 남겼다. 

피츠버그에서는 지난 2021년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26경기(25선발) 4승8패 평균자책점 5.48을 기록을 했지만 2022년 불펜 투수로서 60경기 6승10패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4.38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어깨 통증으로 메이저리그에서는 5경기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66의 성적에 그쳤고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14경기(3선발) 1승1패 평균자책점 4.33의 기록을 남겼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 통산 성적은 25경기(12선발) 1승5패 평균자책점 5.49의 기록을 남겼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크로우는 빅리그에서 100경기 이상 버텼고 당장 현역 빅리거 출신이었다. 지난해 어깨 부상이 있긴 했지만 크로우만한 빅리거 경력자를 찾기는 힘들다. 경력 만큼은 KBO리그에 올 수 있는 최상급 선수였다. 무엇보다 피츠버그에서 방출을 당하면서 이적료 없이 오롯이 선수에게 100만 달러를 투자할 수 있었다.

심재학 단장은 “크로우는 뛰어난 구위가 장점인 우완투수로, 최고 구속 153km의 빠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가 위력적인 선수”라고 설명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로 활약한 만큼 경험이 풍부해 구단 선발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풀타임 선발로 뛰던 2021년 크로우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3.7마일(150.8km)였다. 2022년 불펜으로 활약할 때는 구속이 조금 더 상승해서 95.1마일(153km)을 찍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경기 기준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3.6마일(150.6km)였다. 구위만큼은 KBO리그에서 충분히 압도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그리고 지난 19일,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1)과 총액 70만 달러에 계약을 맺으면서 외국인 원투펀치 조합을 완성했다.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35만 달러, 인센티브 15만 달러의 조건이다. 여기에 이적료 25만 달러가 더해졌다.네일은 크로우만큼 빅리거 경력이 풍부하지는 않다. 2015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20라우드로 지명을 받은 뒤 2022~2023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17경기 평균자책점 7.40의 기록을 남겼다. 모두 불펜 등판이었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는 155경기(35선발) 27승17패 평균자책점 4.15의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31경기(3선발) 5승3패 평균자책점 3.66의 기록을 남겼다. 

최근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적은 없지만 볼넷을 최소화 하는 스타일을 갖췄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는 9이닝 당 41개의 볼넷을 내줬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9이닝 당 볼넷이 2.6개에 불과했다. 트리플A 기준으로도 9이닝 당 2.7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그만큼 일관된 제구력을 선보였다. 

지난해 포심 평균 92.6마일(149km), 싱커 91.7마일(147.8km)의 구위를 자랑했다. 땅볼/뜬공 비율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1.81을 기록하며 땅볼 유도형 투수의 면모를 자랑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1.47의 땅볼/뜬공 비율을 기록했다.

표본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지난해 배럴 타구 허용 비율이 3.1%에 불과해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상급으로 꼽힌다. 배럴 타구 타구속도 98마일 이상, 발사각 26~30도 사이의 타구로 이상적인 타구라고 꼽히는 기준이다. 정타 허용이 낮은 선수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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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심재학 단장은 “네일은 현재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이다. 대학 시절과 마이너리그에서 선발투수로 많은 경기를 출장했고 다양한 구종을 보유하고 있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해 이번 영입을 결정했다”라며 “앞으로 국내 선발진들과 함께 힘을 합쳐 KBO 리그에 잘 적응해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150km 중반대의 공을 뿌릴 수 있는 원투펀치와 양현종, 이의리, 윤영철을 중심으로 한 토종 투수진의 조합은 10개 구단 중 최정상급이다. 투수진은 업그레이드 됐고 지난해 팀 타율(.276), 홈런(101개), OPS(.735) 등 모두 2위 수준의 정상급 타선은 그대로 유지한다. 최형우와 1+1년 22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맺었고 김선빈을 3년 30억원에 잔류시키는 등 타선의 유출은 없었다. 대권 후보로 손색이 없는 전력을 갖췄다. 

선수단의 전력은 그대로다. 그런데 이 선수단을 하나로 엮고 구심점을 잡아줄 사령탑이 당장 없다. 단순한 부재도 아닌 사법리스크에 허덕이며 자리를 비우게 됐다. 악재를 넘어선 초상집의 상황이다. 우승 전력을 만들기 위해 겨우내 모두가 힘을 쏟았다. 선수단과 구단의 의지 모두 대단했다.

그런데 한 명, 그것도 사령탑의 비위가 그동안의 노력을 모두 수포로 돌아가게 할 위기다. 지난해 장정석 전 단장의 상처가 채 아물지도 않았고 잊혀지지도 않은 시점에 감독의 배임수재 혐의에 구속영장까지 신청됐다. 결국 김종국 감독과 계약 해지를 택하면서 KIA는 의도치 않게 새출발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제 악몽과 불면의 시간들을 보낼 수밖에 없다.

이제 KIA는 어디서 부터 상황을 수습해야할까.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하고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 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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