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장외시장 최대어… 고평가 논란 피하고 IPO 순항할까

이지운 기자 2024. 1. 30.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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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돈 되는 비상장주식③] 핀테크 기업 기대감 저하·수천억원 적자 해결 과제

[편집자주]2020년 금융당국이 혁신금융사업으로 허용한 비상장 거래소의 거래가 늘고 있다. 두나무가 삼성증권와 손잡고 2019년 11월 선보인 장외주식 매매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지난해말 누적가입수가 148만명으로 1년 만에 18만명(13.84%) 늘었다. 누적거래 건수는 46만건, 거래대금은 1조2700억원을 돌파했다. 스타트업 PSX가 신한금융투자와 내놓은 '서울거래 비상장'은 지난해 11월 처음 BEP(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올해 케이뱅크 등 대어급 IPO 종목과 빗썸,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상장에 시동을 걸면서 장외주식시장 거래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서울 강남구 토스 본사./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증권플러스·서울거래, IPO 훈풍에 비상장주식 거래도 '꿈틀'
②'코인주' 빗썸, 장외주식 몸값 50% 급등… 코스닥 입성 속도
③토스, 장외시장 최대어… 고평가 논란 피하고 IPO 순항할까

종합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최근 주요 증권사들을 상대로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토스는 이달 중 주관사단 선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IPO(기업공개) 절차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지난 9일 주요 증권사들에 입찰제안서(RFP) 접수를 마감했다. 이후 지난 17일 진행한 경쟁 PT에는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대부분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는 증권사별 PT 내용을 검토한 뒤 이달 중 주관사단 선정을 마무리한다.

증권사들이 써낸 토스의 몸값은 15조~20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통상 증권사들은 20~30%의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를 산정하는 만큼 증권사들은 토스의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으로 12조~16조원을 제시한 셈이다. 이 경우 토스는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 비상장사)으로 국내 증시에 데뷔할 수 있게 된다.

지난달 IPO 추진이 알려지자 장외시장에서 비바리퍼블리카의 주가는 급등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지난달 21일 기준 비바리퍼블리카 주식은 5만2000원에 거래됐다. 이는 18일 거래된 가격인 3만9800원 대비 30.65%(1만2200원) 높은 수준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13년 설립된 후 토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간편 송금 사업에 나섰다. 이후 토스증권, 토스뱅크, 알뜰폰 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최대 주주는 창업자인 이승건 대표(15.57%)다. 이밖에 굿워터 캐피탈(11.58%) 알토스벤처스(8.62%) 등이 주요 주주로 있다.

RFP 접수에 나선 증권사들이 토스의 기업가치를 20조원까지 평가했지만 토스의 적정 몸값과 관련해선 아직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토스 순자산은 7865억원으로 이를 토대로 기업가치 10조원을 가정한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0배에 달한다. 기업가치 16조원을 가정해도 PBR은 두 배 이상 뛴다. 두 자릿수의 PBR 산정은 이례적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토스는 지난해 분기 평균 영업손실 616억원, 순손실 489억원을 기록했다. 중장기적으로 성장의 지속가능성,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라며 "가용 유동성은 4060억원으로 수익성 향상과 자회사 출자, 조달여건 개선 등을 고려하면 유동성 리스크로 인한 성장률 훼손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동안 받아온 평가와 비교해도 토스의 몸값은 과도하게 높다. 토스는 지난 2022년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에서는 8조9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 23일 기준 증권플러스 비상장이 추정한 토스의 시가총액은 8조8973억원이다. 모두 현재 토스가 목표하는 10조원 이상 기업가치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최근 공모주 시장 '뻥튀기 상장' 논란, 핀테크 플랫폼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졌다는 점도 토스에겐 악재다. 경쟁사 카카오뱅크의 경우 상장 당시 PBR은 7.3배였고 현재 PBR은 2.37배에 그친다. 상장 이후 44조원에 달하던 카카오뱅크 시총은 현재 13조원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카카오페이 역시 IPO를 추진할 당시 12조원을 인정받았다. 카카오페이는 몸값을 산정할 때 이례적으로 '성장률 조정 EV/Sales(기업가치/매출액)' 배수를 적용했다. 23일 기준 시가총액은 7조758억원으로 낮아졌고 PBR은 3.88배다.

막대한 누적 적자도 문제다. 토스는 실적 공시 첫해인 2016년 22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후 ▲2017년 771억원 ▲2018년 1832억원 ▲2019년 3000억원 ▲2020년 910억원 ▲2021년 2212억원 ▲2022년 3841억원의 적자를 냈다. 매출은 2022년부터 2년 연속 1조원 달성이 유력하지만 연간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는 실정이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계열사 2곳이 흑자전환을 달성했다"며 "토스뱅크는 출범 이후 2년 만인 지난해 3분기 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고 토스증권도 35억원으로 첫 흑자를 기록했고 토스의 광고사업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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