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443조원 헝다그룹 청산 명령… 부동산發 경제위기 또 중국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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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빠뜨린 원흉으로 꼽히는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가 홍콩 법원으로부터 청산 명령을 받았다.
또 헝다를 시작으로 다른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연쇄 디폴트를 선언하면서 중국 경제의 약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 일로다.
헝다에 대한 청산 명령이 중국 부동산 시장에 추가 악재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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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위기 전이·소비 위축 우려
중국 본토까지 적용은 불투명
“시장 충격파 제한적” 분석도
中, 빚더미 지자체 ‘개발금지령’
중국 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빠뜨린 원흉으로 꼽히는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가 홍콩 법원으로부터 청산 명령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등에 성공한 주요 2개국(G2) 패권 경쟁국 미국과 달리 침체 장기화 우려에 시달려 온 중국 경제가 또 암초를 만난 형국이다.
건설 중 출입 통제된 에스컬레이터 29일 홍콩 법원이 청산 명령을 내린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가 중국 베이징에 건설 중인 한 상업단지의 일부가 폐쇄돼 에스컬레이터 이용을 못하게 출입 통제돼 있다. 베이징=AP연합뉴스 |
헝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진 부동산 개발업체다. 총부채가 무려 약 443조원(2조3900억위안·약 3270억달러)에 달한다. 또 헝다를 시작으로 다른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연쇄 디폴트를 선언하면서 중국 경제의 약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 일로다.
헝다에 대한 청산 명령이 중국 부동산 시장에 추가 악재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부동산 개발업체의 업역 특성상 불러올 파장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헝다 청산이 시멘트나 다른 건축자재, 금융 등 이른바 후방산업에까지 ‘도미노 부도’를 부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여기에 이들 기업에 돈을 빌려준 자산관리회사 중즈그룹 등 이른바 ‘그림자 금융’ 업계까지 위기가 전이된 상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소비심리의 위축이다. 위드 코로나 이후 미·중 패권 경쟁 등으로 좀체 살아나지 않은 내수 시장과 ‘최애’ 식재료인 돼지고기 구매까지 꺼릴 정도로 위축된 중국 소비자의 심리가 더 냉각할 경우 소매업 등 산업 전반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이 경우 중국에 제조품을 수출하는 한국 등 주변국 중소기업계도 동반 위기를 감수해야 한다.
싱가포르 리서치업체 크레디트사이츠의 니컬러스 천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경우 구조조정 방향은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전반적인 시장 정서는 의심할 바 없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파장이 생각보다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청산 결정이 헝다그룹 전체가 아니라 그룹의 홍콩상장 법인 중 하나인 ‘중국헝다’에만 적용되는 조치라는 게 그 주장의 가장 큰 배경이다. 홍콩 법원의 판단이 중국 본토에까지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헝다가 청산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컨센서스(의견 일치)가 시장에 퍼져 있었기 때문에 충격이 작을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헝다는 이날 결정 뒤 발표한 입장문에서 “앞으로 그룹은 어려움과 문제에 맞서 모든 합법적 조처를 하고, 국내외 채권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장한다는 것을 전제로 그룹 업무의 정상적인 경영을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회생 의지를 강조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지방 부채 위험이 큰 12개 성·시·자치구에 “신규 프로젝트를 착수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경제매체 차이신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톈진·충칭시, 랴오닝·지린·헤이룽장 등 고위험 지역에 포함된 지방정부는 지방고속도로, 민간 공항 재건축·확장, 도시철도 등 주요 인프라 시설에 대한 투자가 금지된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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