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작년 우울한 성적표…넥슨·크래프톤만 웃나
크래프톤, 대형 신작 공백에도 4분기 영업이익 30.3% ↑
넷마블·위메이드·컴투스 등 연간 적자 기록 예상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국내 게임업계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우울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독주체제를 굳혀온 게임업계 '맏형' 넥슨의 성장세도 상대적으로 주춤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실적을 발표한 크래프톤에 이어 내달 6일 위메이드, 7일 엔씨소프트, 8일 넥슨, 카카오게임즈, 14일 NHN, 15일 펄어비스 등의 순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시한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크래프톤은 대형 신작 부재에도 불구하고 증권가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 배틀그라운드 IP(지식재산권) 게임이 견조한 성적을 거둔 효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매출 5346억원, 영업이익 164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0.3% 늘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조9106억원, 영업이익은 7680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1%, 2.2% 각각 증가했다.
게임업계 빅3로 불리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의 실적은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넥슨은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4분기 매출 879억엔~962억엔(한화 약 7934억~8683억원), 영업이익 114억엔~178억엔(약 1029억~160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자체 전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9% 늘고, 영업이익은 4~62% 증가한 수치다. 더 파이널스 등 PC 게임 매출 성장과 모바일 메이플스토리의 중국 성과가 더해진 효과다.
다만 지난해 3분기 사상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국내 게임업계에서 나홀로 고공행진했던 넥슨의 성장세도 4분기에는 주춤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개발 자회사인 넥슨게임즈도 지난해 4분기 4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넥슨의 연 매출이 4조원 돌파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넥슨은 지난해 연매출 4349억엔(3조9272억원), 영업이익이 1480억엔(1조3358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자체 전망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적자 탈출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넷마블이 작년 4분기 매출 6578억원, 영업이익 4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됐다. 세븐나이츠 키우기 흥행과 스톤에이지 IP 활용 게임이 중국에서 좋은 성과를 낸 가운데 마케팅비를 절감한 효과로 풀이된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매출 2조4945억원, 영업손실 825억원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4분기 매출 4414억원, 영업이익 1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4%, 72.4%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리니지 IP 게임 매출이 하락한 가운데 12월 출시된 PC 신작 'TL'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간으로는 작년 매출 1조7835억원, 영업이익 1466억원이 예상된다. 1년전과 비교해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74% 감소한 수치다.
크래프톤과 게임업계 2K로 불리는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4분기 매출 2471억원, 영업이익 141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7%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작 오딘 매출이 견조하게 유지된 가운데 ‘아키에이지 워’ 신작 효과 제거로 모바일 매출이 주춤했으나, 마케팅비 집행이 제한적으로 이뤄지며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다만 연간으로는 매출 1조369억원, 영업이익 763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9.6% 줄고 영업이익은 56.6% 감소할 전망이다.
이밖에 중견 게임사들의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위메이드는 작년 4분기 매출 1286억원, 영업손실 526억원으로 적자 전환된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나이크로우’ 흥행 효과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신작 부재로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는 관측이다. 연간으로는 매출 6175억원, 영업손실 942억원으로 매출은 33.2% 늘고, 적자폭은 확대된 수치다.
컴투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870억원, 영업손실 67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머너즈 워:천공의 아레나’ 매출이 하향세를 보이고 야구 게임은 비시즌 영향으로 감소세를 보여 게임 매출이 하락했으며 미디어 부문은 적자가 지속됐을 것으로 전망됐다. 연간으로는 매출 7946억원, 영업손실 284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다.
반면 지난해 콘솔 게임 ‘P의 거짓’ 흥행에 성공한 네오위즈는 매출 1186억원, 영업이익 256억원으로 큰 폭의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올해부터는 게임사들이 역성장 기조에서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게임 시장 역성장과 시장 구성 변화가 겹치면서 2023년은 국내 상장 게임사 대다수가 가파른 영업이익 감소를 겪었다"라며 "2024년에는 이와 같은 부정적 기저가 완화되고, 장르 및 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턴어라운드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망했다.
게임사들은 올해 구조조정, 게임 서비스 종료 등으로 경영 효율화에 집중하는 한편 신작 출시를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넥슨은 올해 ‘퍼스트 디센던트’, ‘마비노기 모바일’ 등을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넷마블은 올해 상반기에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ARISE)’, ‘레이븐2′ 등 대형 RPG를 포함해 총 6종을 국내외에 출시한다. 엔씨소프트는 프로젝트BSS, 배틀크러쉬 등 신작을 출시하고 TL은 아마존게임즈와 협업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
컴투스는 올해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스타시드)’, ’BTS쿠킹온: 타이니탄 레스토랑’, ‘프로스트펑크: 비욘드 더 아이스’ 등 퍼블리싱 신작 3종을 글로벌에 선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레드랩게임즈가 개발하고 자사가 글로벌 공동 서비스 예정인 ’롬‘의 올 1분기 출시를 준비 중이다. 위메이드는 올해 1분기 야구게임 '판타스틱4 베이스볼', 3분기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선보인다. 올해 콘솔 기대작으로는 시프트업이 소니와 PS5 유통계약을 체결한 신작 ’스텔라 블레이드‘가 꼽힌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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