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 순혈' 김종국 감독의 충격 결말…KIA 체질 변화 계기될까

권혁준 기자 2024. 1. 30.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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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품위 손상행위'로 계약해지…개막 전 경질 최초
최근 감독-단장 '학연 인사' 비판…신임 감독 관심 집중
KIA 타이거즈 지휘봉을 내려놓은 김종국 전 감독. /뉴스1 DB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해태 왕조'를 거쳐 코치에서 감독까지. '타이거즈 순혈'로 기대감을 모았던 김종국 KIA 타이거즈의 마지막은 씁쓸함을 넘어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어떤 방식으로든 '쇄신'이 절실한 KIA로선 위기인 동시에 한편으론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 기회이기도 하다.

KIA는 지난 29일 김종국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 감독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검사)이 열리기 하루 전 내려진 '결단'이었다.

아직 혐의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KIA는 김 감독이 검찰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구단의 품위를 손상했다고 판단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타이거즈 순혈의 상징과도 같았다. 그는 광주일고-고려대를 졸업한 뒤 1996년 해태의 1차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입단 당시부터 '국가대표 유격수'로 각광받으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기대만큼의 성장은 아니었지만, '선수 김종국'은 커리어 내내 해태-KIA 내야진의 중요한 역할을 맡았고 선수 말년엔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십도 보여줬다. 2010년 현역 생활을 마친 이후 곧장 KIA 코치로 지도자생활을 시작한 것도 팀과 쌓은 신뢰의 상징이라 할 만 했다.

김종국 전 KIA 타이거즈 감독. / 뉴스1 DB ⓒ News1 황희규 기자

1년여의 2군 코치를 거쳐 1군으로 승격된 김종국 감독은 2021년까지 10년 가까이 자리를 지켰다. 이 기간 선동열, 김기태, 맷 윌리엄스까지 3명의 감독이 바뀌었지만 김종국 감독의 자리만큼은 그대로였다. 2021시즌 중반에는 수석코치로 승격해 사실상 '차기 감독'을 예약했다.

예상대로 김 감독은 2021시즌이 끝난 뒤 윌리엄스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았다. 1996년부터 '원클럽맨'으로 공헌했던 그에게 감독 자리가 돌아간 것에 큰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감독 생활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시즌 전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 나성범을 영입하는 등 KIA의 전력은 상위권으로 평가됐지만, 2022시즌 5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했다. 2023시즌엔 6위로 가을야구도 하지 못했다.

김 감독의 경기 운영에 동의하지 못한 일부 팬들은 '퇴진'을 요구하며 격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래도 KIA는 새 시즌을 앞두고 다시 한 번 김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아킬레스건이던 포수 자리에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태군과 연장 계약을 맺었고, 최형우, 김선빈, 고종욱 등 다른 '집토끼'도 모두 잔류했다. 전력 손실은 거의 없고 이의리, 김도영, 최지민 등이 성장할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았다.

하지만 김종국 감독은 계약 마지막 시즌을 시작도 못한 채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팀 운영이나 전략 등의 문제도 아닌, 불법적인 금품을 받았다는 불미스러운 개인 비위에 따른 '불명예 퇴진'이었다.

역대 KBO리그에서 재임 중이던 감독이 시즌 시작 전인 1~3월에 물러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통상 감독을 교체하려는 구단은 전년 시즌이 끝난 뒤인 11~12월에 신임 감독 선임 작업을 마무리하기 때문에 1~2월에 감독이 퇴진하는 경우는 없었다. 김종국 감독은 불명예 퇴진에 '사상 최초'라는 타이틀까지 달게 됐다.

김종국 전 KIA 감독. /뉴스1 DB ⓒ News1 김민지 기자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된 KIA는 '체질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KIA는 최근 감독, 단장 인사에서 고려대 출신 인물을 거듭 기용하며 '학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과라도 좋았다면 큰 잡음은 없었겠지만 타이거즈 순혈이자 학연 인사 의혹을 받았던 김종국 감독 선임은 대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새 시즌을 앞둔 KIA는 당장 분위기 수습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선 김종국 감독이 빠진 자리를 어떻게 메울지가 중요하다.

진갑용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체제, 내부 인사의 승격, 외부 인사 영입 등 선택지는 여럿이다. 하지만 그 선택이 무엇이든 첫 번째 기준은 체질 변화와 쇄신이 되어야 할 터다. KIA의 선택에 모든 야구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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