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하고 섭섭하다" 직격 비난…'연봉 협상 난항→선수회 탈퇴' 日 퍼펙트 괴물, 미운털 제대로 박혔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한심하고 섭섭하다"
일본 '닛칸 겐다이'와 '스포니치 아넥스' 등 현지 복수 언론은 29일(이하 한국시각) 모리 타다히토 일본프로야구 선수회 사무국장의 인터뷰를 전했다. 지난해 사사키 로키(치바롯데 마린스)가 선수회를 떠난 것과 관련해서 모리 사무국장이 입을 열었다.
사사키는 이번 겨울 일본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궜다. 매년 좋은 소식만 안겨주던 사사키였지만, 이번 겨울 사사키가 일본 언론으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불미스러운 일이었다. 바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와 관련해 구단과 갈등을 겪게 됐고, 그 과정에서 2024시즌 연봉 계약에서 잡음이 일었던 까닭이다.
지난 2021시즌 처음 1군 무대에 오른 사사키는 3승 2패 평균자책점 2.27의 성적을 남기며 두각을 나타냈다. 고교 시절부터 150km 후반의 강속구를 뿌리며 많은 주목을 받았던 만큼 사사키는 큰 주목 속에서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2022년 사사키가 전 세계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가 나왔다. 바로 '퍼펙트게임' 달성이었다.
사사키는 2022년 4월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사사키는 19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동안 13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하며 비공인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고, 완투 경험이 없는 선수들 중에서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것은 '최초'였다. 그리고 이 기록은 일본프로야구 역대 퍼펙트게임 중 최연소에 해당됐다.
사사키가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다는 소식은 일본 언론을 비롯해 SNS 등을 통해 미국에도 닿게 됐고, 사사키는 전 세계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특히 사사키는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직후 다음 등판에서도 8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는 저력을 선보이며 다시 한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때부터 사사키는 전 세계 야구 팬들은 물론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독차지하기 시작했다.
사사키는 그해 손가락 물집 부상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는 못했으나, 20경기에 등판해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로 활약했고, 이듬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는데 큰 힘을 보탰다. 이후 사사키는 큰 관심 속에서 시즌을 치렀는데, 다시 한번 물집을 비롯한 내복사근 파열 등의 부상으로 인해 긴 공백기를 가졌으나, 7승 4패 평균자책점 1.78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긴 채 시즌을 마쳤다.
일본의 경우 프로 입단 1년차 때부터 구단의 허락만 있다면, 언제든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데, 사사키는 2023시즌이 끝난 뒤 빅리그 진출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사키가 단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한 것은 물론 25세 미만의 선수는 국제 아마추어 계약 규정에 따라 큰 규모의 계약을 맺을 수 없기에 치바롯데는 사사키의 도전을 용인하지 않았다. 여기서 갈등이 시작됐다.
사사키는 지금까지 프로 유니폼을 입은 이후 연봉 계약 과정에서 단 한 번도 해를 넘긴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메이저리그 진출을 거부당한 가운데, 사사키가 처음으로 해를 넘어서까지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않았다. 특히 스프링캠프 출발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도 사사키와 치바롯데의 연봉 계약은 감감무소식이었다.
계약이 늦어지면서 일본 현지에서는 사사키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2023년 초반 사사키가 일본프로야구 선수회에서 탈퇴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선수회의 경우 가입이 의무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를 비롯해 특수한 상황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들은 선수회에 가입이 돼 있다. 특히 저연차 선수들 중 선수회에서 빠진 것은 사사키가 유일했다.
사사키의 행보에 대한 팬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던 중 지난 26일 치바롯데와 사사키가 지난해와 같은 8000만엔(약 7억 2300만원)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27일 사사키는 일본 언론과 기자회견의 시간을 가졌고, 그동안 연봉협상이 길어졌던 이유와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생각 등을 밝혔고, 치바롯데 또한 구단 본부장이 직접 나서 사사키를 감싸면서 미계약 사태는 매듭이 지어졌다.
그런데 29일 모리 일본프로야구 선수회 사무국장이 나나키를 향해 날선 반응을 내비쳤다. 지난해 선수회에서 탈퇴한 것과 관련된 일이었다. 최근 사사키가 보이고 있는 행보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듯한 어조였다. '스포니치 아넥스' 등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모리 사무국장은 "솔직히 말해서 (사사키가) 한심하고, 섭섭하다"고 직격을 날렸다.
선쉬회 가입은 의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사키를 향해 비판을 쏟아낸 배경은 무엇일까. 모리 사무국장은 "선배님들이 해왔듯이 선수회는 모두가 뭉쳐서 여러 제도를 바꿔나갔다. 예전에는 FA 제도도 없었고, 포스트시즌도 없었다. 이러한 것들을 단합을 통해 쟁취했다. 이런 것들을 사사키도 당연하게 사용했고, 선수회에서 탈퇴한 이후에도 누릴 수 있다. 여러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결국 선배들이 만들어놓은 제도를 당연하게 누리면서도 선수회에서 합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운 마음이 강하게 표현된 것이었다. 추후에도 이런 선수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리 사무국장은 "나중에도 이런 선수가 나오지 않도록 선배들이 쌓아온 것처럼 선수 퍼스트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에서 시작된 치바롯데와의 갈등, 연봉 협상의 지연, 선수회 탈퇴 등으로 인해 사사키는 이번 겨울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사사키에게는 없었던 비판의 목소리가 지금은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