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폭염에 잦은 정전·전기세 대폭 인상 예고로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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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인 아르헨티나에선 국토 절반 이상 지역에서 섭씨 30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력난으로 인한 정전사태와 전기요금 대폭 인상까지 겹쳐 주민들이 삼중고를 겪고 있다.
아르헨티나 국립기상청은 29일(현지시간) 정오를 기준으로 국토 절반 이상의 지역에서 30도를 넘는 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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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한여름인 아르헨티나에선 국토 절반 이상 지역에서 섭씨 30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력난으로 인한 정전사태와 전기요금 대폭 인상까지 겹쳐 주민들이 삼중고를 겪고 있다.
아르헨티나 국립기상청은 29일(현지시간) 정오를 기준으로 국토 절반 이상의 지역에서 30도를 넘는 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기상청에 의하면 포르모사주 라스 로미타스시의 기온이 36.4도를 기록하는 등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총 11개 주에서 고온 주의보가 내려졌다.
이중 멘도사주, 네우켄주,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일부, 라팜파주 일부, 리오네그로주는 최고 기온이 38도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돼 가장 높은 수준의 폭염 경보인 '적색경보'가 발령됐다.
지구 남반구에 위치한 아르헨티나는 현재 계절상 여름으로 이러한 고온 현상은 그리 특별하지는 않다.
하지만 적색경보가 내려진 5개 주는 지난 10∼15일 동안 이미 35∼40도의 높은 기온을 기록했고, 수도권 지역은 30일부터 일주일간 35∼40도의 찜통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올해는 평년보다 더위가 더 오랜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보됐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우려하는 건 무더위만이 아니다.
국민들은 고온으로 전력 사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고질적인 정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물론 이미 연간 200%를 넘는 살인적인 물가로 고통받는 가운데 전기세까지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고돼 삼중고에 빠졌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전 정부는 정부 보조금과 가격 억제 정책으로 수년간 낮은 전기요금을 유지했고 이에 전기회사들은 시설설비 투자를 제때 하지 않아 기온이 오르면 급등하는 에어컨 사용으로 도시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지속돼 왔다.
또 지난 12월 취임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경제난 극복을 위해 불필요한 정부 보조금을 삭감하고 인위적으로 낮은 가격을 유지해온 각종 요금을 정상화하겠다며 정부의 불(不)개입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전기회사들은 당장 내달부터 89%의 전기요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전기세 급등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의류 도매상을 하는 한인 이씨(53)는 연합뉴스에 "무더위에 고질적인 전력난으로 가게에 정전이 자주 일어난다"며 "불경기로 매출은 하락하는데 전기요금은 대폭 인상한다니 걱정이다"라고 푸념했다.
아파트 관리인으로 일하는 카를로스(45)는 "여름만 되면 정전이 된다"며 "고질적인 전력난을 위해 요금을 인상한다고는 하지만, 언제나 요금은 올라도 상황은 별로 바뀌지 않는 것 같다"며 "모든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데 내 월급만 천천히 오르는 것 같다"며 한숨지었다.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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