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우리 옆집서 마리화나 냄새가

[윤주헌의 What’s up 뉴욕]

미국 뉴욕주는 마리화나를 집에서 재배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근 관련 규정 초안을 내놓기도 했다./AP 연합뉴스

앞으로 미국 뉴욕주에서는 가정집에서도 마리화나를 피울 목적으로 재배할 수 있게 된다. 주 당국이 의료용 목적으로만 마리화나를 가정집에서 재배할 수 있도록 한 현행 규정을 대폭 완화키로 했기 때문이다.

뉴욕주 마리화나 통제위원회는 최근 ‘기호용 마리화나 주택 재배 허용 규정 개정안’ 초안을 공개했다. 21세 이상 성인은 집에서 최대 6개의 마리화나 식물을 재배할 수 있고, 최대 약 2.3㎏의 마리화나 꽃 혹은 꽃봉오리 농축물을 보유할 수 있다. 다만 ‘눈에 잘 띄지 않는 장소에 보관’ ‘21세 미만의 접근 방지’ ‘개인적 용도로만 사용 가능, 판매는 불가’ 등 몇 가지 지켜야 할 조건이 있다. 다주택자의 경우 집 한 채에서만 재배 가능하다.

이 법은 뉴욕주에만 해당하기 때문에, 뉴욕주에 위치한 연방 정부 건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주 당국은 앞으로 표결과 공청회 등을 거쳐 올해 안에 이 법안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뉴욕주는 이번 조치를 통해 단속의 사각지대에 있는 무면허 마리화나 사업장을 폐쇄하고, 합법화를 통해 규제 가능 영역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방침이다. 주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판매하다 적발된 마리화나는 약 747억원어치라고 한다. 또 마리화나 식물을 주에서 허가받은 곳에서만 재배하게 하면서 세수(稅收)를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다. 마리화나 규제 완화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고, 뉴욕주는 대표적인 민주당 표밭이다. 최근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젊은 유권자들은 마리화나 규제를 완화하려는 바이든의 움직임을 압도적으로 지지한다”고 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가뜩이나 지금도 뉴욕 곳곳이 마리화나 냄새로 가득한데 이제는 옆집에서 냄새가 흘러 안방까지 스며들면서 고통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리화나가 본격적인 마약 사용의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방 정부 차원에서 마리화나 사용을 엄격하게 통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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