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국보법 사건’ 피고인 측 변호인, 판사가 신원 묻자 “직접 확인해라”

이세영 기자 2024. 1. 30.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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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 9개월 만에 열린 첫 재판
중간에 퇴정해 25분 만에 파행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제주 ‘ㅎㄱㅎ’ 사건 첫 정식 재판이 기소된 지 9개월 만인 29일 열렸다. 그동안 피고인 측의 ‘재판 지연’ 전술로 유무죄를 가리는 정식 재판이 한 차례도 열리지 못했다. 이날 재판도 피고인 측의 비협조로 25분 만에 끝났다. 다음 재판도 한 달 뒤인 2월 26일로 잡혔다.

이날 재판은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진재경) 심리로 진행됐다. 재판장이 이름, 주민등록 번호, 직업, 주소 등을 묻자 피고인 3명이 모두 진술을 거부했다. 또 재판장이 마스크를 쓰고 나온 피고인에게 마스크를 벗고 일어서 달라고 하자, 변호인이 “(피고인은 암 투병 중인) 환자다. 판사님이 와서 직접 신분증을 확인하라”고도 했다. 결국 검찰이 피고인들의 신분증을 대신 확인해 줬다.

피고인 측 비협조는 계속됐다. 재판부가 피고인들의 공판 조서 변경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자, 변호인은 계속 이의 신청을 했다. 재판부가 다시 거부하자 피고인들과 변호인들은 그대로 법정을 나가버렸다. 재판이 시작된 지 25분 만이었다.

이 사건 피고인은 총책 강모(54)씨, 조직원 고모(54)씨와 박모(49)씨 등 3명이다. 이들은 지난 2017년 7월 캄보디아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해 지령을 받아 국내로 돌아온 뒤 2022년 9월 ‘ㅎㄱㅎ’을 결성해 반정부 활동을 벌인 혐의 등을 받는다. 피고인들은 작년 4월 기소된 직후 일반 시민이 배심원으로 나오는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가 기각당하자 항고, 재항고를 거듭했다. 이 신청에 대해 작년 11월 대법원이 최종 기각 결정을 내릴 때까지 정식 재판이 한 차례도 열리지 못했다. 대법원 결정이 나오고도 2개월 만에야 첫 정식 재판이 열렸다.

그 사이 법원은 구속돼 있던 피고인들을 작년 9월 직권 보석(保釋) 결정으로 풀어줬다. 당시 피고인들이 ‘보석 조건 중 전자 팔찌 부착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자 재판부는 이를 면제해줬다. 또 석방된 피고인 중 한 명이 작년 11월 ‘신혼여행을 다녀오겠다’고 하자 재판부가 주거지 제한 조치도 일시 해제했다.

이 사건 재판장인 진재경(사법연수원 36기) 부장판사는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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