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명문가’에 현역 의원은 3명뿐...모두 민주당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4선·경기 양주) 집안이 병무청에서 ‘병역 명문가’로 인정받았다. 정성호 의원실은 29일 “정성호 의원 가문이 ‘2023년 병역 명문가’로 선정됐다”며 “가족 모두 장교·부사관·병사로 입대해 현역 복무를 마쳤다”고 밝혔다.
정 의원 부친 고 정진탁 상사는 6·25 전쟁과 베트남전 참전 용사로 ‘화랑무공훈장’을 받았으며 287개월 근무했다. 정 의원은 육군 정훈장교로 33개월 복무하고 중위로 제대했다. 아들 정유건씨는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21개월)했다. 병무청에 따르면 이들 세 사람의 총 복무 기간은 341개월(28년 5개월)에 달한다. 정 의원의 아버지, 외아들인 정 의원, 정 의원의 외아들인 정유건씨가 현역 복무를 마치면서 기준을 충족한 것이다.
정성호 의원은 이날 본지 전화 통화에서 “나라를 위해, 국가에 충성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기본적인 덕목 아니겠느냐”며 “(3대 군복무가) 너무 당연한 것인데 병역 명문가로 선정해주니 감사할 따름이고 더 국가에 충성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방위원으로 국방에 헌신을 다한 분들께 존경을 표하며 국방과 장병들의 복지 향상을 위한 노력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경기 양주에서 4선을 한 정 의원은 현재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다.
현역 의원 중 병무청 병역 명문가로 선정된 의원은 정 의원을 포함해 민주당 서삼석·김민기 의원 등 3명이다. 현재 국회의원이 총 296명인 것을 감안하면, 1%만이 병역 명문가인 셈이다. 병무청은 대상자 신청을 받아 선정 여부를 심사하는데, 정 의원은 지난해 ‘병역 명문가’로 신청해 지난달 선정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한다. 정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정 의원은 너무 당연한 일이라 굳이 병무청에 ‘병역 명문가’ 신청을 할 생각이 없었지만 보좌진이 ‘왜 신청하시지 않느냐’며 신청을 권했다고 한다.
서삼석, 김민기 의원은 각각 2019년과 2021년에 병역 명문가로 선정됐다. 수도군단 사령부 헌병대로 병장 만기 전역한 서 의원은 아버지, 형제, 아들, 조카 등 3대에 걸쳐 모두 7명이, 김 의원도 본인을 포함한 가족 6명이 현역 복무를 마쳐 ‘병역 명문가’로 선정됐다. 김 의원은 ROTC 26기로 육군 제201특공여단 소대장 출신이다.
서 의원은 과거 인터뷰에서 “저와 가족들은 단지 병역 의무를 다했을 뿐인데 조명을 받는 당사자가 돼 조심스럽기도 하다. 부득이하게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오해의 소지가 없기를 바란다”며 “분단 국가인 우리나라에서는 병역 의무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김 의원도 과거 인터뷰에서 “아들이 병무청에 신청해서 병역 명문가로 선정됐다”며 “병역 명문가 선정은 집안 전체가 3대에 걸쳐 병역 의무를 다한 것을 국가가 인정해 준 것이기 때문에 기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병무청 관계자는 “병역 명문가는 당사자가 신청한 뒤 선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은 정치인이 병역 명문가 출신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도 정치권에선 안보를 강조하는 보수 여당에 병역 명문가 의원이 없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병역 명문가에 선정되면 당연히 선거에 도움이 될 텐데, 여당 의원들만 이를 무시하고 신청을 안 했겠느냐”며 “여당이 보수 정당으로 안보를 강조하려면, 이번 총선 공천부터라도 ‘병역 명문가’에 가점을 주는 등 공천에 더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병역명문가
’병역명문가’는 가족 1대부터 3대까지 장교·부사관·병으로 군 현역 복무를 성실히 마친 집안으로, 병무청이 2004년부터 선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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