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노인 지하철 무임 승차 논쟁

채희창 2024. 1. 29.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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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는 1980년 만 70세 이상 고령자에게 요금 50%를 할인해주면서 도입됐다.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4년 "노인복지 향상과 경로사상을 높이기 위해 지하철 운임 면제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해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100% 요금을 면제했다.

만 65세 이상의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대신 연 12만원의 교통카드를 주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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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는 1980년 만 70세 이상 고령자에게 요금 50%를 할인해주면서 도입됐다. 1982년에는 만 65세 이상 노인으로 대상이 늘었다.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4년 “노인복지 향상과 경로사상을 높이기 위해 지하철 운임 면제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해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100% 요금을 면제했다. 이때만 해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4.1%라 부담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이 비율이 16.5%로 높아졌고, 2030년에는 30%를 넘는다. 소수의 노인들에게 복지 혜택을 줬던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

서울시 등 광역 자치단체들은 최근 5년 동안 전국 도시철도의 연평균 순손실 1조3165억원 중 무임승차 손실이 5411억원으로 41%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전국 도시철도의 누적 적자는 약 24조원에 달한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의 적자는 2021년 9957억원, 2022년 1조2600억원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 선진국들은 우리나라처럼 노인 지하철 요금을 전액 면제하지는 않고 있다. 독일과 호주는 할인율이 50%다. 미국도 주에 따라 30~50%를 깎아 준다. 프랑스는 월 소득 300만원 이하인 퇴직 고령층만 무임승차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최근 노인층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 폐지를 총선 1호 공약으로 내놔 논쟁이 뜨겁다. 만 65세 이상의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대신 연 12만원의 교통카드를 주겠다는 것. 이 대표는 “연간 8000억원이 넘는 지하철 적자는 미래 세대의 빚”이라고 압박했다. 그러자 대한노인회 김호일 회장은 “한강의 기적을 이룬 노인을 학대하는 주장”이라며 “신당이 아니라 패륜아 정당을 만들겠다는 망나니 짓”이라고 반발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4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국가 중 최하위다. 노인 무임승차를 줄이면 교통비 부담이 가중되고, 활동 범위가 제한될 것이다. 노인 복지정책은 시혜적 개념의 물적 제공뿐 아니라 ‘노인 공경’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담겨 있다. 젊은층 표를 얻으려고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 노인들 의견을 경청하면서 현실적 대안을 놓고 논쟁하면 좋겠다.

채희창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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