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16강] 요르단 '대역전 드라마', 이라크 '격침'...8강 합류

박순규 2024. 1. 29.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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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3경기
요르단, 이라크에 3-2 재역전승...후반 막판 2분 사이 2골
타지키스탄과 4강 진출 다툼

요르단의 야잔 알아랍이 29일 벌어진 이라크와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3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2-2 동점골을 기록한 뒤 포효하고 있다./도하=AP.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후반 추가시간 2분 사이에 2골!! '언더독'의 극적인 반란이 아시안컵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클린스만호를 괴롭힌 요르단이 16강전에서 드라마 같은 대역전승으로 이라크의 연승행진을 잠재우고 8강에 합류했다. 강력한 우승후보 일본을 조별리그에서 격침시키며 파란을 일으킨 이라크는 전반 선제골을 내주고 후반 역전에 성공했으나 후반 추가시간 2분 사이에 2골을 내주며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요르단은 29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3경기에서 전반 추가시간(45+1분) 야잔 알나이마트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23분 반격에 나선 이라크의 사드 나틱, 31분 아이멘 후세인에게 역전골을 내주며 1-2로 끌려갔다.

이라크전에서 선제골을 기록하고 있는 요르단의 알나이마트./도하=AP.뉴시스

선제골을 지키기 위해 너무 일찍 잠그는 전략을 펼치다 역전을 허용한 요르단은 후반 추가시간 기적의 힘을 발휘했다. 7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진 90+5분 야잔 알아랍의 2-2 동점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지 2분 만인 90+7분 니자르 알 나쉬단의 짜릿한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3-2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지난 2004년과 2011년 8강에 올랐던 요르단은 사상 세 번째 8강 고지에 깃발을 다시 꽂으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요르단은 앞서 벌어진 16강전 2경기에서 기적의 역사 드라마를 찍고 있는 타지키스탄을 상대로 오는 2월 2일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사상 처음 본선에 출전한 중앙아시아의 '변방' 타지키스탄은 사상 첫 16강에 이어 8강까지 진출하는 새역사를 창조하며 '언더독 반란'의 주인공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아이멘 후세인은 멈출 뻔한 이라크의 연승 행진을 되살리는 듯 했으나 결국 약 주고 병준 꼴이 됐다. 후세인은 후반 31분 2-1 역전골로 대회 6호골을 기록하며 득점 단독 선두를 달렸으나 골 세리머니를 하다 옐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로 인한 재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요르단전에서 1-1 동점골을 넣고 기뻐하는 이라크의 나틱(가운데). 그러나 이라크의 리드는 얼마 가지 못 하고 다시 역전을 허용했다./도하=AP.뉴시스

골게터 아이멘 후세인은 왼쪽에서 넘어온 크로스가 요르단 수비수 머리에 맞고 뒤로 흐르자 기다렸다는 듯 오른발 대각선 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어 대회 6호골을 기록했다. 개인 득점 단독 선두를 달린 후세인은 역전골을 기록한 뒤 그라운드에 앉아 손으로 음식을 먹는 듯한 세리머니를 하다 주심으로부터 경고를 받아, 경고 2회 누적으로 퇴장당하는 불상사를 연출했다.

조별리그 E조에 속한 요르단은 한국과 2차전에서 자책골 하나씩을 주고받는 격전을 펼친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한 뒤 조 3위(1승1무1패 승점 4)로 16강에 올랐다. 이라크는 조별리그 D조에서 '우승 후보' 일본에 2-1 승리를 거두는 파란을 일으키며 3전 전승 조 1위로 16강에 올라 요르단에 앞설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전반전 경기 양상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알나이마트와 알타마리, 올완의 공격 삼총사를 앞세운 요르단은 전반전 전체 볼 점유율에서는 열세를 면치 못했지만 슈팅 수에서 7-6, 유효슈팅에서 3-1로 앞서며 전반 추가시간 선제골까지 기록했다.

짜릿한 대역전, 주체할 수 없는 기쁨. 3-2 대역전승 거두고 8강에 진출한 요르단 선수들이 감격의 순간을 만끽하고 있다./도하=AP.뉴시스

한국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골을 기록한 스트라이커 알나이마트는 전반 추가시간 1분 만에 하프라인부터 단독 드리블로 이라크 진영을 질풍처럼 헤집으며 마무리까지 성공했다. 이라크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페널티 박스까지 진입한 알나이마트는 뛰쳐나온 이라크 골키퍼 하산의 머리 위로 살짝 넘기는 토킥으로 골망을 흔들어 파란의 승리를 예고했다.

이라크의 반격은 후반 시작과 함께 거세게 타올랐다. 요르단이 너무 일찌 1점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잠그는 전술을 선택한 것이 결국 이라크의 공세를 살리는 도화선이 됐다. 공세에 박차를 가한 이라크는 후반 23분 알리 자심의 왼쪽 코너킥을 사드 나틱이 헤더로 요르단의 골망을 흔들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2-1 역전도 잠시, 후반 추가시간에 연달아 2골을 내주고 2-3 역전패를 당한 이라크 선수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도하=AP.뉴시스

이라크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 받은 일본을 제치고 D조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으나 탄탄한 피지컬을 앞세운 요르단의 기세에 밀려 연승 행진을 이어가지 못 했다. 이라크는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63위로 87위의 요르단에 비해 앞선 데다 최근 5경기 상대 전적에서도 3승 1무 1패로 앞서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으나 '언더독의 반란'에 침몰하고 말았다. 이라크는 경기 전까지 역대전적에서 46승 24무 13패로 우세를 보였다.

이날 경기에서 요르단은 볼 점유율에서 43%-57%로 열세를 보였으나 전체 슛에서 18-14, 유효슛 8-5, 박찬스에서 3-1로 이라크에 앞서며 대역전극을 끌어냈다. 박스 내에서의 슛도 6-4로 앞섰다.

이로써 2023 아시안컵 8강에 오른 팀은 호주 타지키스탄에 이어 요르단까지 3팀이 됐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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