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스타 감독’…맞대결에 시선 집중
선수 커리어, 클린스만이 더 화려
만치니는 누가 봐도 명장 반열에
작년 9월 평가전선 한국 웃었지만
사우디, 조별리그 1실점뿐 ‘상승세’
31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이날 경기는 양팀 외국인 사령탑 간의 대리전으로도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다.
한국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과 사우디를 지휘하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탈리아)은 세계적인 스타 감독으로, 지난해 나란히 아시아 축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시안컵은 둘에게 어쩌면 명예회복의 무대다.
두 감독은 1964년생 동갑내기이면서, 현역 시절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공격수 출신이다. 당시 최고의 리그로 평가받는 이탈리아 세리에A 무대에서 함께 경쟁했던 시기도 있다.
선수로서 클린스만 감독이 조금 더 화려했다면, 감독으로서는 만치니 감독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만치니 감독은 라치오, 인터밀란, 맨체스터 시티 등 유럽 빅클럽을 지휘하면서 2011~2012시즌 맨시티의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으로 ‘왕조’의 시작점을 찍었다. 2018년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행에 실패한 이탈리아 대표팀의 지휘봉을 넘겨받아 유로 2020 정상으로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이탈리아를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는 데 실패한 뒤 사우디 사령탑에 부임했다. 그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비싼 몸값의 감독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축구연맹(SAFF)이 연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한 해 2500만유로(약 362억5000만원) 연봉을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클린스만 감독도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을 비롯해 헤르타 베를린, 그리고 독일과 미국 대표팀(2013 북중미 골드컵 우승)을 지휘했다. 지도력을 인정받기도 했지만, 전술 부재, 원격 근무, 잦은 외부 활동 등으로 논란이 늘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한국대표팀에서도 똑같은 논란에 휩싸이며 위기를 맞고 있다.
그래서 16강전은 두 감독 모두에게 중요한 일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국(FIFA 랭킹 23위)이 사우디(56위)에 앞선다는 평가지만, 역대 맞대결에서는 5승8무5패로 팽팽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9월 영국에서 가진 평가전에서는 한국이 1-0으로 승리했다.
현재 흐름만 놓고 보면 사우디의 기세가 더 좋다. 사우디는 한국전 패배 이후 4경기 연속 무승(1무3패)으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만치니 감독의 전력 개편 속에 이후 4연승으로 반등했다. 아시안컵 조별리그 3경기(2승1무)도 단 1실점만 기록하며 상승세가 이어졌다.
만치니 감독은 “한국은 유럽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은 좋은 팀”이라면서도 “이번 경기가 우리뿐 아니라 그들에게도 매우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이변을 예고했다.
반대로 한국은 이번 대회 들어 경기력이 뚝 떨어졌다. 조별리그 2차전 요르단전 무승부(2-2 무)로 7연승에 마침표를 찍었고, 약체 말레이시아를 상대로도 승리하지 못하며(3-3 무) 자존심을 구겼다.
그럼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조별예선은 이제 끝났고, 토너먼트가 시작된다”고 지난 경기의 부진을 지우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더 높은 곳에 오르려면 최고의 팀과 경쟁해야 한다. 우리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춰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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