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아파트에 걸린 검은 상자…자세히 보니 SOS?

윤혜주 2024. 1. 29.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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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2평인 좁은 대피 공간에 갇혀있었던 70대 노인이 추위에 떨다 20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일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 인천경찰청 112 치안 종합상황실로 "인천 000 아파트인데요. 맞은편 동 외벽에 'SOS'라고 적힌 종이와 밧줄이 걸려 있어요"라는 내용의 신고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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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평에 20시간 갇힌 70대 노인 극적 구조
사진 = 인천경찰청 제공


단 2평인 좁은 대피 공간에 갇혀있었던 70대 노인이 추위에 떨다 20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일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 인천경찰청 112 치안 종합상황실로 "인천 000 아파트인데요. 맞은편 동 외벽에 'SOS'라고 적힌 종이와 밧줄이 걸려 있어요"라는 내용의 신고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상황실 근무자는 신고자에게 사진을 요청했고, 신고자는 고층 아파트 창문에 SOS라고 적힌 사진이 걸려있는 사진을 찍어 보냈습니다.

미추홀경찰서 도화지구대 소속 경찰관 7명은 최단 시간 안에 출동해야 하는 '코드1' 지령을 상황실로부터 전달 받은 뒤 급하게 현장으로 나갔습니다.

현장에 도착했지만 SOS 종이가 걸린 층이 어디인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출동한 경찰관들은 팀을 나눠 일부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찾아가 협조 요청을, 나머지는 15층부터 세대마다 초인종을 눌러 구조 요청자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28층 세대만 초인종 소리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고, 세대주 파악 후 집주인 아들의 휴대폰 번호를 알 수 있었습니다.

아들로부터 집 비밀번호를 얻어 들어갔지만 아무도 없었는데, 더 면밀히 수색하던 중 주방 안쪽에서 "여기요. 여기요"라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불이 났을 때 몸을 숨기는 대피 공간에서 나온 소리였습니다. 2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는 속옷 차림의 70대 A씨가 서 있었습니다.

환기를 위해 비상대피소에 들어갔다가 고장 난 방화문이 잠겨버리면서 전날 오후 5시부터 20시간 동안 갇히게 된 겁니다.

A씨는 혼자 살고 있었고, 휴대폰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주변에 있던 검은색 상자와 칼을 보고, 상자를 칼로 긁어 'SOS'라는 글자를 만들었으며 이 상자를 줄로 연결해 창문 밖에 내걸었습니다.

극적으로 경찰은 본 A씨는 "추워서 얼어 죽을 뻔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습니다.

다행히 A씨는 병원 치료를 권하는 경찰에게 "그 정도는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칠만큼 건강 상태는 괜찮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출동한 임용훈 도화지구대 4팀장은 "출동 지령을 받고 처음에는 누군가가 장난치는 줄 알았다. 33년 동안 근무하면서 이런 신고는 처음이었다"며 "잘 보이지도 않는 고층 아파트 창문에 붙은 'SOS' 글자를 맞은편 동에 사는 주민이 보고 신고했다. 젊은 남성 분이었는데 정말 고마웠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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