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이 보낸 수상한 돈…알고보니 농어촌공사?!
[KBS 대전] [앵커]
최근 충남에서 만 명이 넘는 은행계좌에 '홍길동'이름으로 수십 만 원에서 수백 만 원이 입금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언뜻 전화금융사기처럼 보여 신고도 잇따랐는데, 알고 보니 농어촌공사가 농지은행 임대료를 지급하면서 부주의한 일처리로 저지른 실수 때문이었습니다.
정재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직장인 A 씨는 최근 입금자명에 홍길동이라고 적힌 모르는 사람에게 수십여 만원을 입금받았습니다.
놀란 A 씨는 전화금융사기로 판단해 은행과 경찰에까지 신고했습니다.
[A 씨/음성변조 : "보이스피싱인 줄 알고 놀래가지고 홍길동이 분명히 나한테 거꾸로 자기 잘못 입금됐으니까 돈을 달라 그럴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신고한 거예요."]
비슷한 일은 지난 25일 불과 하루 새 충남에서 만 건 넘게 벌어졌습니다.
알고 봤더니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지은행 임대료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입금자명을 농어촌공사가 아닌 홍길동으로 보내면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보낸 액수만 92억 7천만 원.
충남지역의 농지임대사업 임대료를 정산하다 입금자명을 공란으로 빼먹는 실수를 한 건데, 그러면서 전산 프로그램의 기본값이었던 '홍길동' 이름으로 송금된 겁니다.
[현석만/농어촌공사 충남본부 농지은행관리부장 : "대량 전표를 발생하는 과정에서 입금자명을 한국농어촌공사로 입력해야 하는데 그게 누락 됐습니다."]
때문에 임대료를 받은 수많은 사람이 금융당국에 신고하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은행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도 농어촌공사 통해서 홍길동이란 이름으로 착오 입금되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관리하는 영업점에도 문의가…."]
농어촌공사 충남본부는 금융감독원과 경찰, 은행에 문제를 알리고, 전산망 개선과 함께 고객에게 사과문과 안내문자 등 해명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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