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정당 규탄’ 시위 통했나…AfD 후보, 지자체 선거 역전패
독일에서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규탄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했던 AfD 후보가 패배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비등하는 AfD 비판 여론이 실제 투표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현지시간) 도이체벨레(DW) 등 독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튀링겐주 잘레오를라 지역의 단체장 결선투표에서 52.4%를 얻은 크리스티안 헤르고트 기독민주당(CDU) 후보가 우베 트룸 AfD 후보를 4.8%포인트 차로 누르고 승리했다. 트룸 후보는 지난 14일 1차 투표에서는 45.7%를 얻어 헤르고트 후보를 12.4%포인트 차로 눌렀으나 결선에서 예상 밖의 패배를 당했다.
이날 선거는 현역 하원의원을 포함한 AfD 관계자들이 신나치주의자들과 함께 이민자 추방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온 후 독일 전역에서 규탄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치러져 주목을 끌었다. 독일에서는 해당 보도가 나온 지난 10일 이후 3주 연속으로 주말마다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리고 있다.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선거에는 잘레오를라 유권자 6만6000명 중 69%가 참여해 2018년 선거보다 두 배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잘레오를라는 AfD에 대한 지지가 강한 다른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경제적으로 낙후한 곳이다. 잘레오를라는 독일에서 임금 수준이 가장 낮은 10개 지역 중 하나로, 이 지역 노동자 40%가 최저임금 수준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선거에서 헤르고트 후보는 2주 전의 1차 투표에 비해 19.1%포인트를 더 얻으면서 AfD 비판 여론의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풀이된다. 1차 투표보다 겨우 1.9%포인트를 더 얻는 데 그친 트룸 후보는 AfD 내에서도 가장 급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비외른 회케 튀링겐주 AfD 대표의 정치적 후계자로 꼽힌다. 회케 대표는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전국적인 반대 여론 때문에 흐름이 바뀌면서 결선에서 패했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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