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동행카드요?…“비용 절감” “그림의 떡”

김원진 기자 2024. 1. 2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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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출시 후 첫 평일 출근길
혜택 밖 수도권 주민들 불만
“경기 할인 K패스 기다릴 것”
충전 현금만 돼 개선 요구도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 도입 후 평일 첫 출·퇴근일인 29일 오후 한 시민이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서 카드를 사용해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의 모든 대중교통을 월 6만원대에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 출시 후 첫 평일 출근길이었던 29일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생활비 부담을 줄이는 기대감과 사용 지역에서 빠졌다는 불만이 교차했다.

이날 오전 8시 출근길 열차 내 혼잡도가 190%에 달하는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기후동행카드 승·하차 가능합니다’라는 안내가 적힌 개찰구에 기후동행카드를 찍고 들어가는 승객들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현장에서 확인한 아침 시간대 카드 이용률은 대략 50명에 한 명꼴이었다.

기후동행카드에 대한 만족도는 승객들의 거주지에 따라 나뉘었다. 경기 성남 위례에 사는 김중대씨(43)는 직장 공덕역까지 지하철 정기권을 월 6만1400원에 끊어 8호선(남위례역)과 5호선을 이용해 출퇴근을 한다. 김씨는 “다음달 2일이면 기존 정기권이 만료된다”며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버스까지 탈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를 살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카드 사용 범위는 서울 시내 대중교통을 대상으로 하지만 8호선은 경기 성남 지역인 남위례역~모란역도 이용할 수 있다. 반면 김포골드라인과 진접선 전 구간, 5호선 하남구간(미사~하남검단산역), 7호선 인천구간(석남~까치울역)에선 하차만 가능하다.

이에 5호선 광화문역에서 기후동행카드로 탑승해 5호선 미사역에서 내릴 때는 기후동행카드가 적용되지만 미사역에서 탈 때는 사용할 수 없다. 기후동행카드로 1호선 등 서울 시내에서 탑승했다가 서울 밖에서 하차할 경우 역무원을 호출해 승차 역부터 하차 역까지의 이용요금을 추가 납부해야 한다.

경기 성남시 분당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안우경씨(32)는 기후동행카드를 쓰지 못한다. 신분당선이나 경기도 광역버스로 출퇴근하기 때문이다. 한 달에 교통비만 15만원 이상 지출하는 안씨는 “국토부와 경기도가 만든다는 할인 교통카드만 기다리고 있다. 국토부 K-패스가 나오면 바로 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동행카드의 확산을 위해서는 경계선에 놓인 서울 시민을 끌어들이는 것도 과제다. 출퇴근으로 월 6만~7만원대 교통비를 지출하는 승객들이 주로 기후동행카드 사용을 고민한다. 월 40회 이상 대중교통을 타면 이득이라는 게 서울시 분석이지만 다른 할인 등을 합하면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정무영씨(35)는 “알뜰교통카드를 쓰고 있는데 환급액과 통신사 할인을 합하면 기후동행카드와 큰 차이가 없다”며 “더 저렴한 요금제가 있어야 기후동행카드를 쓸 것 같다”고 했다.

사용법을 모르는 시민 또한 적지 않았다. 2호선과 수인분당선으로 출퇴근을 하는 이도희씨(34)는 기후동행카드로 출근하고 싶었으나 실물 카드를 구하지 못해 첫날 이용하지 못했다고 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모바일티머니 애플리케이션으로도 이용할 수 있으나 이를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현금으로만 충전할 수 있는 불편을 개선해 달라는 요청도 많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는 4월부터는 신용카드로 충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 시장은 “최대한 빨리 경기도 지자체와 협의해서 한 분이라도 더 쓰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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