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성당서 괴한 총격에 1명 희생… "우린 IS" 용의자 체포

튀르키예 내무장관 "용의자들 IS 일원 주장"

복면을 쓴 남성 2명이 28일 튀르키예 이스탄불 사르예르의 산타마리아 성당에 침입해 총을 들고 위협하고 있다. 사진은 성당 내부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이다. 이스탄불=AP 뉴시스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한 성당에서 무장 괴한들이 미사 중에 침입해 시민 1명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스스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속이라고 주장한 괴한들은 현장에서 도주했지만 곧 체포됐다.

28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 등에 따르면 알리 예를리카야 튀르키예 내무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오늘 아침 일요일 미사 중 시민을 숨지게 한 2명의 용의자가 체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용의자들은) 스스로 IS 일원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사건은 이날 오전 11시 40분쯤 이스탄불 북쪽 사르예르 지역 산타마리아 성당에서 발생했다. 복면 차림 남성 2명이 성당에 침입해 52세의 튀르키예 국적자에게 총격을 가했다. 총격을 받은 시민은 사망했다. 괴한들은 이 남성에게 총을 쏜 뒤 총이 고장 나자 현장에서 달아나 사망자를 제외하면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성당 안에는 40여 명이 미사를 드리고 있었다.

터키 당국은 사망자에 대해 '미사 참석자 중 CT로 알려진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BBC방송은 "사망자의 삼촌은 현지 언론에 '피해자는 52세로, 곧 신도가 될 예정이었지만 아직 세례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튀르키예 경찰이 28일 이스탄불 사르예르 산타마리아 성당 주변을 봉쇄한 채 경비를 서고 있다. 이스탄불=AP 뉴시스

튀르키예 당국은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은 물론 보안군까지 동원해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이스탄불검찰청은 검사 3명 등으로 수사팀을 꾸려 조사에 착수했다.

용의자들의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IS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공격은 유대인과 기독교인을 표적으로 삼으라는 지도자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용의자는 각각 타지키스탄, 러시아 출신으로 드러났다. 예를리카야 장관은 "테러리스트와 조력자, 국내 및 국제 범죄 집단 등 우리의 평화를 파괴하려는 사람들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지난달 교회, 유대교 회당, 이라크 대사관 등에 대한 공격을 계획한 혐의로 IS와 연계된 32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