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별 병립이냐, 준연동형이냐…민주당 “이번주 안에 결론”
지도부 지지 ‘권역별 병립형’
양당제 폐해 심화 불 보듯
노딜 선언 땐 ‘준연동형 유지’
반윤 ‘비례연합정당’ 가능하나
‘꼼수정당 시즌2’ 비판 불가피
총선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여야의 현실 가능한 비례대표 선거제도 선택지가 크게 두 가지로 좁혀지고 있다. 권역별 병립형 제도로 합의하거나 여야 합의 없이 현 제도인 준연동형 비례제를 적용하면서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비례연합정당)을 만드는 방안이다. 원내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 지도부의 결단에 따라 조만간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전국 단위든, 권역별이든 병립형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29일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준연동형 비례제는 20대 국회에서 민주당과 정의당 야합의 산물”이라며 민주당에 병립형 회귀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준연동형 유지와 병립형 회귀 의견이 맞선 상태로 수개월을 보내다 더 이상 미루기 힘든 마지노선에 이르렀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병립형으로 돌아가서 권역별 비례로 하는 안과 현재의 (준)연동형제를 유지하면서 시민 세력, 또 제정당들과 함께 연합비례정당을 만드는 안이 있다”며 “조만간 지도부가 결정을 하고 이번주 안으로 당내 의견을 수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권역별 병립형으로 결정되면 지역 구도를 완화하고 위성정당을 만들 필요가 없지만 이 대표가 비례제 확대 약속을 파기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비례대표 원내 진입 문턱이 당 지지율 3%에서 7%대로 높아져 양당제의 폐해가 심화되고 소수 정당의 국회 진출을 차단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면 준연동형 유지를 선택하면 민주당이 정치개혁 약속을 지키고 민주·진보 진영의 선거연합에 용이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논란이 됐던 위성정당 폐해가 재현된다.
권역별 병립형은 전국을 수도권과 중부(충청·강원·대구·경북), 남부(호남·부산·울산·경남·제주)로 나누고, 권역별 정당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한다. 대구·경북에서 민주당이, 호남에서 국민의힘이 당선되기 쉬워져 지역 구도가 완화된다. 민주당에서 최고위원 다수와 절반에 가까운 의원들이 병립형 회귀를 선호한다고 한다.
하지만 권역별 병립형은 거대 양당에 지나치게 유리해 양당제 폐해를 심화시키는 문제가 있다. 권역별로 당선 가능 득표율이 7%대로 올라가 제3지대 정당의 당선이 그만큼 어렵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직전 “제3·4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구조를 만드는 건 이재명이 평생 가진 꿈”이라고 다당제 전환을 약속한 바 있다. 병립형으로 회귀하면 약속을 깼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준연동형 비례제는 지난 총선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을 제외한 야당들의 합의로 도입됐다. 당시 통과된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지난 총선에선 비례 의석 47석 중 30석에만 준연동형을 적용했는데, 이번엔 47석 전체로 확대된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제와 관련해 아무 합의도 하지 않겠다는 ‘노딜’을 선언하면 준연동형 비례제가 적용된다.
민주당에선 이탄희 의원 등 80명이 지난 26일 “(준)연동형 대국민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민주·진보 진영이 함께 비례대표용 비례연합정당을 구성하고, 지역구에서도 연대에 나서자고 했다. 제3지대 정당 입장에선 권역별 병립형보단 의석 얻기가 수월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위성정당 창당으로 인한 비판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절충안도 있다. 비례대표의 절반(23석)에만 준연동형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준연동형 제도를 유지하면서, 거대 양당에 위성정당을 만들 유인을 크게 줄인 방안이다. 다만 국민의힘의 수용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
조미덥·김윤나영 기자 zorr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배우 송재림 숨진 채 발견···향년 39세
- 한동훈 대표와 가족 명의로 수백건…윤 대통령 부부 비판 글의 정체는?
- 최동석 ‘성폭행 혐의’ 불입건 종결···박지윤 “필요할 경우 직접 신고”
- [단독] 법률전문가들, ‘윤 대통령 의혹 불기소’ 유엔에 긴급개입 요청
- ‘채식주의자’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 “한강 노벨상, 문학계가 공정한 시대로 나아간다는 희망
- 코미디언 김병만 전처 폭행 혐의로 검찰 송치
- [트럼프 2기와 한국 산업]“군사력 재건” 천명한 트럼프…한국 방산 앞 놓인 ‘아메리칸 파이’
- [속보]국내 첫 백일해 사망자 발생…생후 2개월 미만 영아
- [영상]“유성 아니다”…스타링크 위성 추정 물체 추락에 ‘웅성웅성’
- 이준석 “윤 대통령 국정운영 ‘0점’···뭐든 할 수 있다는 착각에 정치 다 망가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