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화해 연출 157분…‘김건희 리스크’ 일단 덮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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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예고에 없던 '깜짝 회동'을 한 29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겨레에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에 파열음이 난 핵심 원인인 '김건희 리스크'와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만난 당장은 김 여사 리스크 해소 요구를 자제하겠지만, 윤 대통령이 이 문제를 계속 뭉개고 간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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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문제나, 이를 비판했던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의 거취는 용산과 당이 서로 합의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방법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이 얘기를 다시 꺼내기도 애매한 상황이니, 일단은 각자 평행선을 달리면서 덮고 가겠다는 걸 보여주는 만남 아니겠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예고에 없던 ‘깜짝 회동’을 한 29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겨레에 이렇게 말했다.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악수한 지 엿새 만에 2시간37분이나 점심식사와 차담을 하면서 두 사람과 당정 관계에 문제가 없음을 보여주려 했지만, ‘완전한 봉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대통령실은 이날 회동을 통해 ‘갈등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강조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지난 21일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문제를 지적한 김경율 비대위원을 서울 마포을에 공천하는 것은 사천’이라는 취지로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 당시 동석했던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당과 대통령실 사이를 조율하는 한오섭 정무수석,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알리고 싶은 내용을 전달하는 이도운 홍보수석이 참석했다. 이날은 ‘한동훈 비대위’가 출범한 지 딱 한달이 되는 날로,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공식 오찬을 한 건 처음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다른 비대위원들과 유의동 정책위의장, 장동혁 사무총장은 초청하지 않았다.
이들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에 파열음이 난 핵심 원인인 ‘김건희 리스크’와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윤 원내대표는 ‘김 여사 의혹과 관련해 국민 걱정을 해소하는 방안이 논의됐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민생 문제만 얘기했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역시 “(김 여사 문제는) 언급된 적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한 영남 중진 의원은 “한 위원장으로선 김 여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대통령실이 결단하라고 공을 넘긴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만난 당장은 김 여사 리스크 해소 요구를 자제하겠지만, 윤 대통령이 이 문제를 계속 뭉개고 간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비대위 출범 한달을 넘기며 여러 여론조사에서 한 위원장 긍정평가는 높아졌지만 총선을 치러야 하는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지부진해,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결단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처지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총선에서 중도층을 끌어오려면 한 위원장이 김 여사 문제 등에 좀 더 분명하게 자기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한 위원장은 “제가 더 잘하겠다”고만 말했다.
본격적인 총선 공천 국면에 접어들면, 잠재된 긴장을 넘어 양쪽의 주도권 다툼과 지분 싸움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윤 대통령은 ‘국정 장악력 강화’를 내세워 대통령실·정부 출신 출마자들의 공천을 밀어붙이고, 한 위원장은 ‘공정한 공천’을 명분으로 이를 거부하면서 당내 기반을 넓히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공천은 당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포을 공천 때 언제든지 갈등이 다시 생길 수 있는 거 아니겠냐”며 “서로 내 사람을 넣으려고 하다 보면 잡음이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다음달 3일까지 지역구 253곳에 출마하려는 이들의 공천 신청을 받는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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