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추위에 샌들?"…시민 눈썰미에 가족 품으로 돌아간 치매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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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의 날씨에 얇은 외투에 샌들 차림으로 집을 나선 치매 노인이 시민의 따뜻한 관심으로 무사히 가족 품에 돌아간 사연이 화제다.
2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5시 30분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한 시민이 지나가던 112 순찰차를 다급히 멈춰 세웠다.
추위에 얼굴이 꽁꽁 얼어붙은 A씨는 집이 어디인지는 기억했지만, 가족 연락처 등을 물으면 횡설수설하며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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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의 날씨에 얇은 외투에 샌들 차림으로 집을 나선 치매 노인이 시민의 따뜻한 관심으로 무사히 가족 품에 돌아간 사연이 화제다.
2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5시 30분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한 시민이 지나가던 112 순찰차를 다급히 멈춰 세웠다.
그는 조금 전 인근의 안양천 생태공원에서 한 할아버지를 봤다고 전하면서 매서운 추위에 얇은 외투에 샌들을 신고 정처 없이 걷는 모습이 어딘가 이상해 보인다고 했다.
이어 그는 "댁이 어디시냐"고 할아버지에게 물었으나, 답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할아버지가 못내 마음이 쓰였지만 갈 길이 바빠 발걸음을 옮기던 중 순찰차를 발견해 제보한 것이다.
문래지구대 소속 오권(50) 경위와 문형주(24) 시보 순경은 즉시 순찰차에서 내려 시민에게 들은 인상착의를 토대로 공원 일대를 샅샅이 뒤졌다.
오 경위는 "시간이 흐를수록 할아버지가 멀어지고 어두워져 수색이 어려울 거 같아 마음이 다급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해가 저물면 급격히 떨어질 기온도 걱정이었다. 이튿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로 떨어질 것으로 예보된 터였다.
약 30분 동안 주변 행인을 상대로 탐문과 수색을 거친 끝에 오 경위와 문 순경은 샌들을 힘없이 끌며 넘어질 듯 아슬아슬하게 걷는 A(76) 씨를 발견했다.
추위에 얼굴이 꽁꽁 얼어붙은 A씨는 집이 어디인지는 기억했지만, 가족 연락처 등을 물으면 횡설수설하며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고 한다.
휴대전화도 갖고 있지 않아 당장 가족과 통화하기도 어려웠던 터라 오 경위와 문 순경은 일단 A씨를 지구대로 데리고 왔다. 꽁꽁 언 몸을 녹일 따뜻한 차도 내왔다.
A씨가 소지한 신분증을 토대로 신원 파악을 해보니 그는 당일 오전 9시께 경기도 광명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된 치매 노인으로 확인됐다.
광명에서 안양천을 따라 몇시간을 집 반대 방향으로 하염없이 걸은 것이다. 다행히 눈에 띄는 건강상 이상은 없었다.
경찰은 A씨의 자녀에게 연락해 아버지를 보호하고 있다고 알렸고, 이윽고 지구대를 찾은 가족에게 A씨를 인계했다.
오 경위는 무심코 지나갈 수 있었던 상황에서 A씨를 눈여겨보고 제보한 시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지만 어르신들이 무사히 귀가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고 직업의 보람도 찾는다"며 "주변을 살펴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있거나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 있다면 경찰에 알려달라"고 덧붙였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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