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하고 싶다"…안마사 8명 뽑아 전직원에 서비스

안경애 2024. 1. 2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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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31년 IT유통·솔루션 기업 에티버스
창업자 정명철 회장, '포용의 리더십' 눈길
IT유통·솔루션 기업 에티버스가 구내식당에서 2주에 한번 선보이는 특식 메뉴. 에티버스 제공
IT유통·솔루션 기업 에티버스는 전문 안마사 8명을 채용해서 전 직원에게 안마 서비스를 해준다. 에티버스 제공
IT유통·솔루션 기업 에티버스 구내식당에서 2주에 한번 선보이는 특식 메뉴. 에티버스 제공
IT유통·솔루션 기업 에티버스는 전문 안마사 8명을 채용해서 전 직원에게 안마 서비스를 해준다. 에티버스 제공

"직원들이 마음 못 붙이고 나갔다 들어왔다 하는 공간이 아니라, 내 집처럼 편안하게 마음 붙이고 일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창업 31년차 IT 솔루션·유통 기업 에티버스의 오늘을 만든 정명철 회장의 신념이다. 1993년 창업 후 IT산업의 성장과 함께 해온 에티버스를 뒷받침한 것은 정 회장의 푸근한 '포용 리더십'이다. IT 산업이 부침을 거듭하고 더 잘 나가는 기업이 수시로 등장해도 1호 사원을 비롯한 에티버스 직원들이 회사를 지키는 이유다. 경영 최전선에서 회사를 챙기는 정 회장이 특히 신경쓰는 것은 직원들의 건강과 먹거리다.

모든 직장인들이 특히 부러워할 만한 것은 서울 숭례문 인근 에티버스타워 21층 꼭대기에 조성한 '에티 테라피 존'에서 제공하는 무료 안마다. 관계사 총 6개에 전 직원이 1000명 규모인 이 회사는 8명의 전문 안마사를 면접을 거쳐 정식 채용해 이 곳에서 직원들에게 안마 서비스를 제공한다. 많은 기업들이 설치해 놓은 안마의자와는 차원이 다른 접근이다. 직원들의 컨디션을 살피고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동시에 장애인을 고용해 사회적 약자에게 사회적 활동 기회도 주는 것이다.

직원들은 이곳에서 30분 동안 안마를 받을 수 있다. 근무 시간에 안마를 받아도 눈치를 주지도 않는다. 그 만큼 필요할 때 집중해서 일해서 성과를 내면 되는 문화다. 사용 횟수 제한도 없다. 상무보 이상 임원은 수요일 오전만 이용하라는 제한을 뒀을 뿐, 일반 직원은 자유롭다. 이 공간에는 수면실도 있어서 수면을 취할 수도 있다.

8명은 모두 국가공인 면허를 가진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다. 테라피룸은 총 2개로, 이들은 두개 팀으로 나눠서 4교대로 일한다. 4명 중 1명이 안마를 할 때 나머지 3명은 휴식을 취한다.

에티버스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업무시간에 일하다가 집중력이 떨어질 때 안마를 받고, 수면실에서 낮잠을 청하니 업무 능률이 오른다"고 말했다. 또다른 직원은 "업무용 그룹웨어에 아예 안마 서비스 신청 메뉴가 있다. 회사에서 언제든, 누구든 이용할 수 있게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고 했다.

직원 만족도가 높은 또 다른 공간은 20층에 위치한 구내식당이다. 2022년 6월 새로운 사옥에 입주하면서 직원들에게 최고의 뷰를 보여주자는 생각에 건물 꼭대기 층에 현대그린푸드와 손잡고 구내 식당을 열었다. '에티버스라운지'로 명명한 이곳에서 직원들은 단돈 3000원에 영양가가 풍부한 점심을 먹고 아침은 공짜로 해결할 수 있다. 고물가 시대에 직원들의 애사심이 저절로 높아졌다.

2주에 한 번은 인기 레스토랑에 버금가는 특식이 나온다. 평소의 3배 정도 단가를 들여 정성껏 메뉴를 내놓는다. 최근에는 쌀국수 브랜드 포메인,성수&더현대와 콜라보해 특별 메뉴를 내놨고, 마늘크림 시금치 통닭·수원왕갈비통닭 등 신메뉴를 개발해 내놓기도 했다.

건강과 다이어트를 생각하는 직원들은 앱으로 사전 예약을 하면 건강식으로 구성된 샐러드팩, 샌드위치팩, 닭가슴살 위주의 헬시팩 등을 먹을 수 있다.

회사에서 무료로 주는 아침식사 때문에 출근이 기다려진다는 이들도 있다. 해장에 좋은 백반, 빵과 시리얼 등 양식, 라면 등을 무료로 먹을 수 있다. 라면은 한강 편의점 스타일의 한강라면기계로 직접 끓여먹을 수 있는데, 취향에 따라 계란과 치즈, 만두 등을 토핑으로 얹을 수 있다.

마치 아버지처럼 직원들을 보살피는 정 회장의 마음에 보답하듯 직원들의 근속 연수는 여느 IT기업들과 크게 차이가 난다. 1993년 입사한 1호 직원이 남아있을 정도다. 10년 이상의 고연차 직원들이 계속 회사를 지키고 있고, 메인 계열사 에티버스,이테크시스템의 대표이사가 모두 60대를 넘겼을 정도로 롱런하고 있다. 일반 직원들도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약 1000명 중 10%에 달한다. 2014년 전체 직원 수가 현재의 반도 안 됐던 만큼 그 당시 전체 직원 중 상당수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사람들이 오래 남아서 지키는 기업은 성장의 뿌리도 튼튼하다. 1993년 HP(휴렛팩커드) 총판으로 사업을 시작한 에티버스는 지난 30년간 성장을 이어왔다. 2022년 5월 영우그룹에서 사명을 변경한 에티버스그룹은 에티버스이비티, 이테크시스템, 에티버스이피에이, 에티버스소프트, 에티버스이앤엘 총 6개의 관계사를 두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 50개 사와 총판 계약을 맺고 4000개가 넘는 리셀러와의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IT 유통, 클라우드 관리서비스, DX(디지털혁신), e커머스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코로나 IT 호황기에 연 매출 1조를 돌파한 데 이어 1조5000억원도 넘어섰다. 직원을 생각해 만든 복지제도가 업무 의욕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 결과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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