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수재 혐의→구속영장 청구' 김종국 전격 경질한 KIA, 또 고개 숙였다 "인선 프로세스 개선하겠다" [공식입장]

인천공항 = 박승환 기자 2024. 1. 29.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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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KIA 김종국 감독이 경기 시작 전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장정석 감독의 '뒷돈 요구' 사건을 시작으로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종국 감독까지. 2년 연속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KIA 타이거즈가 고개를 숙였다.

KIA는 29일 "김종국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지난 28일 김종국 감독에게 직무 정지 조치를 내렸던 KIA는 오늘 자체 조사를 통해 현재 김종국 감독이 피의자 신분이며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에 검찰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품위손상 행위’로 판단하여 김종국 감독과의 계약해지 결정을 내렸다"고 공식 발표했다.

KIA는 지난해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날벼락을 맞았다. 당시 단장을 맡고 있던 장정석 단장이 박동원(現 LG 트윈스)에게 '뒷돈'을 요구한 사실 때문이었다. 박동원은 2021년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었는데, 포수가 필요했던 KIA는 시즌 중 박동원과 비FA 다년계약을 추진했다. 하지만 상황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KIA는 박동원과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박동원은 그해 오프시즌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LG로 이적하게 됐다.

그런데 KIA와 박동원이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단장이었던 장정석 단장이 '뒷돈'을 요구했던 것이다. 장정석 감독의 불미스러운 일은 당시 박동원에 의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현직 단장이 선수에게 '뒷돈'을 요구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야구계는 그야말로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에 KIA는 발 빠르게 장정석 감독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 한 번 야구계를 뒤흔드는 소식이 전해졌다. 김종국 감독이 검찰의 조사를 받은 것.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종국 감독은 지난 24일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았는데, 혐의는 '금품수수'였다. 김종국 감독은 27일 KIA와 면담 과정에서 해당 사안에 대해 결백을 주장했지만,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았던 당시 해당 사실을 구단에 알리지 않았다. KIA는 '제보'를 통해 뒤늦게 사실을 확인하게 됐고, 김종국 감독과 면담을 진행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김종국 감독이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을 털어놨다.

김종국 감독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된 배경으로 최근 독립리그 비리와 관련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KIA는 김종국 감독이 사령탑으로서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 단순히 검찰의 조사를 받은 단계에 불과하지만 KIA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던 모양새였다. 그리고 29일 야구계는 더욱 들썩이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일규)가 KIA 타이거즈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감독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수사의뢰 사건 및 해당 사건 수사 중 추가로 확인된 배임수재 등 혐의로 지난 24일 각각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 특히 김종국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이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것에서 충격은 배가 됐다. 그리고 결국 KIA가 김종국 감독을 전격 경질하기로 결정했다.

2년 연속 불미스러운 일에 구단 관계자들이 연루된 만큼 KIA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를 숙였다. KIA는 "김종국 감독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로 KIA 타이거즈 팬과 KBO 리그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야구 팬, 그리고 KBO 리그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관계자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쳤다. 깊은 사과의 말씀 전한다"고 말 문을 열었다.

이어 KIA는 "구단은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김종국 감독과 면담을 통해 즉시 사실 관계를 빠르게 파악하고자 했다. 또한, 수사 결과와 관계 없이 금품 수수 의혹이 제기된 이상 정상적인 시즌 운영이 불가하다고 판단해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KIA 타이거즈

구단이 직접적으로 저지른 잘못은 없지만, 구단이 인선한 단장과 감독이 모두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가운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KIA는 "이번 사안에 대해 큰 책임을 통감하며 과오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감독 및 코칭스태프 인선 프로세스 개선, 구단 구성원들의 준법 교육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며 "향후 구단 운영이 빠르게 정상화 될 수 있도록 후속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KIA는 "프로야구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시는 팬 여러분께 불미스러운 일을 전해드리게 되어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KIA는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할 때까지 진갑용 수석코치가 팀을 이끌 전망이다. 선수단보다 하루 일찍 호주로 향하게 된 진갑용 코치는 29일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김종국 감독과는 절친한 사이였던 만큼 감정이 복잡 미묘한 듯 진갑용 코치는 눈물을 쏟아냈다. 특히 전날(28일) 언론을 통해 해당 사실을 접했던 만큼 충격도 큰 모양새였다.

진갑용 코치는 "선수들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많이 어수선할 것이다. 나도 언론을 통해 알게 됐는데, 마음이 많이 무겁다. 같은 팀원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해당 사실을 알고나서 깜짝 놀랐다. 선수들에게는 '너무 동요하지 말고, 항상 하던 식으로 준비하자'는 말을 할 것"이라며 "아직 (팀을 이끌) 마음의 준비는 안 돼 있지만, 코치들과 대화를 통해서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IA 타이거즈 진갑용 수석코치./인천공항 =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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