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이스라엘 강성 시오니스트들 가자지구 정착촌 재개 주장

이규화 2024. 1. 2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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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국가안보부 장관 이타마르 벤 그비르(가운데)가 지난 28일(현지시간) 예루살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가자지구 이스라엘 정착촌 설립을 촉구하는 회의에서 춤을 추고 있습니다. EPA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색출을 위해 진입한 가자지구를 다시 유대인 정착촌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강성 시오니스트들이 28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졌습니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보도에 따르면 이들 정착 활동가들은 이른바 '예루살렘 회의'를 열고 벤냐민 네타냐후 정부에 가자지구에 다시 유대인 정착촌을 세우도록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가자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만들면, 가자지구가 더 안정된다고 주장합니다. 회의에서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구호도 '정착이 안전을 가져온다'(Settlements Bring Security)였습니다. 가자지구 정착촌 재개를 주장하는 세력은 서안지구의 사마리아 지역협의회를 중심으로 몇 개 그룹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날 수천 명의 정착 활동가들은 국제컨벤션센터에 정착지 재건을 옹호하는 각종 배너와 포스터를 걸고 세를 과시했습니다. 중앙에 설치한 디스플레이는 옛 이스라엘 정착촌이 어디에 있었는지 보여줬습니다. 나아가 가자지구와 가까운 남부 도시 칸 유니스(Khan Younis)와 팔레스타인 중심부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거주지 6개의 새로운 정착지를 설립하고자 하는 곳을 지도에 표시했습니다.

집회에 참석한 이전 서안지구 한 정착민은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인구 밀집 지역에 살면 위험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칸 유니스에 가서 신발과 옷을 사고, 그곳에서 차를 수리하곤 했다"며 살 만하다고 답했습니다. 또 "우리가 그곳에 산다면 팔레스타인인이나 유대인 모두 규칙에 따를 것"이라며 "오늘도 집을 나서면 테러가 두렵지만, 두려워서 이스라엘 땅 어딘가에 살지 않으면 결국 바다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이날 집회는 강성 시오니스트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이타마르 벤-그비르(Itamar Ben-Gvir) 이스라엘 국가안보부장관이 참석해 주목을 끌었습니다. 그는 정착촌 확장을 옹호하며 공개적으로 가자지구로의 이민을 촉구해온 인물입니다. 벤-그비르는 서안지구 정착촌 확장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며 기존 팔레스타인 주민을 쫓아내는 데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네타냐후 총리가 그를 국가안보부장관에 임명하자 서방이 너무 강성이라며 우려를 표할 정도였습니다.

그 자신이 서안지구 정착촌에 거주지를 갖고 있는 벤-그비르는 아랍인에 대한 증오심 표현 혐의로 기소된 바도 있습니다. 한때 그의 집 거실에는 팔레스타인 무슬림 29명을 학살한 이스라엘계 미국인 대량 학살자이자 유대인 극단주의자인 바루크 골드스타인(Baruch Goldstein)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계에 입문한 후 초상화는 뗐지만, 그의 극단적 정착촌 확대 주장은 이스라엘 내에서도 경계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벤-그비르는 또한 극단주의 시온주의 이데올로기인 카하니즘(Kahanism)을 내세우는 테러 단체 '카흐'(Kach)를 지원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도 있습니다. 그의 지도 하에 카하니주의와 반아랍주의를 옹호하는 정당인 오츠마 예후디트(유대 세력)는 2022년 이스라엘 의원 선거에서 6석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이 정당은 이스라엘에서 가장 우익적인 강경파로 분류됩니다. 벤-그비르는 이스라엘에 충성하지 않는 아랍 시민은 이스라엘에서 추방해야 한다는 주장도 거침없이 하고 있습니다.

벤-그비르와 '예루살렘 회의'가 가자지구 정착촌 재개설을 주장하고 있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스라엘은 1993년 9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는 두 국가 체제로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오슬로협정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 협정에 따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있는 유대인 정착촌을 폐쇄한 바 있습니다. 현재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의 해법으로 다시 '두 국가체제'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제기되고 있어, 이들의 주장은 시류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규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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