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회복하려면 추가 대책 절실”…농협 벼 전국협의회, 정부에 강력 촉구

29일 운영위원회서 정부에 쌀값 안정 추가 대책 요구
요구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정부 상대로 강력 투쟁 예고

“쌀 10만t 이상을 추가적으로 해외원조하거나 시장격리해야 쌀값과 벼값이 올라 경영위기에 처한 DSC(벼 건조저장시설) 농협이 버틸 수 있을 것입니다.”

농협 벼 전국협의회(회장 이보형, 충남 광천농협 조합장)는 29일 광천농협 회의실에서 2024년도 제1차 운영위원회를 열고 “정부가 농협이 보유한 쌀 5만t을 해외 식량 원조에 활용하기로 했는데도 쌀값 반등 기미가 전혀 안 보인다”며 정부에 이 같이 촉구했다.

이보형 회장은 “DSC 농협은 농촌의 가장 어려운 농협들로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농민 소득증대를 위해 벼 수매에 적극 나섰으나 벼값이 갈수록 떨어져 앉은 자리에서 이미 수억원씩 손실을 보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광천농협의 경우 지난해 수확기에 지역 농민으로부터 벼를 40㎏당 6만원 가량에 매입했고 현재 벼값이 5만8000원 수준임을 비교하면 6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 5만9500원에 벼를 샀던 경남 사천 사남농협(조합장 김종기)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기우 농협 벼 전국협의회 부회장(전남 영암 신북농협 조합장)은 “농협이 손실을 입으면 곧 조합원이 피해를 입는 것”이라며 “신속하게 추가 격리를 하지 않으면 DSC 농협들은 모조리 문닫을 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수확기 평균 쌀값이 20만원이 넘은 것을 두고 정부는 (쌀값 20만원선을 유지하겠다는) ‘약속은 지켰다’는 입장인데 헛웃음만 나온다”며 “연중 20만원 이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시급히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백낙진 운영위원(전북 익산 금마농협 조합장)은 “쌀 생산비와 물가 등이 갈수록 높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적정 쌀값이 과연 20만원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종기 운영위원도 “전라도와 충청권 등지의 쌀값은 20만원선은 고사하고 18만원 받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정부는 통계만 보지 말고 현장 상황을 정확히 직시하고 정책을 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의회는 앞으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면담해 쌀값 지지 방안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날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쌀 수급 상황 점검을 위해 충남 예산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대표 김경수)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쌀 추가 시장격리 요구가 빗발쳤다. 

박문수 예산 광시농협 조합장은 “쌀을 해외원조나 시장격리할 때 찔끔찔끔 하지 말고 많은 물량을 한꺼번에 한다면 쌀값은 자동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 장관은 “쌀 시장격리를 하기에는 현재 상황이 격리 요건에도 안맞고, 지난해 수확기 평균 산지쌀값은 20만원을 넘어 정부는 약속을 지켰다”고 말해 조합장들과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다만 송 장관은 “관계부처와 협의해 추가 격리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